김검사
김검사는 경찰관의 옆모습을 훑어보면서 앉을 것을 권했다. 그리고는 다시 돌아섰다. 그러나 자리에는 앉지 않았다. 의자 뒤에 있는 창가로 갔다.
창 밖을 내다보았다.
껑충 자란 활엽수가 눈앞을 가로막았다. 잎사귀가 손바닥처럼 넓적넓적 한 것이 후박나무가 틀림이 없었다. 여름의 햇빛을 흐벅지게 받은 잎이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저쪽 건너편에도 외롭게 서 있는 고목 하나가 보였다.
그 나무의 이름을 생각해 보았다. 얼른 떠오르지 않았다. 시선이 조금 더 멀리 갔다. 정구장이 있었다.
편편하게 잘 다듬어진 바닥이 분가루를 뿌려놓은 듯 하였다. 언제 손질하였는지 어제보다 더 반들반들 하였다. 곧게 그어진 흰 선이 유난히도 또렷했다.
한참동안 먼산바라기를 하고 있던 김검사가 고개를 숙이며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