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작전
어디로 갈까? 이쪽? 아니, 저쪽 골목으로 가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그러나 발은 빳빳하게 굳어 움직여지질 안았다. 어디로든 찾아가 빨리 물건을 팔아 치워야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다.
수동은 마음이 바빴다. 며칠째 장사를 하지 못하고 이제야 물건을 받아 행상을 나섰다. 처음 시작하는 장사라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었던 것이다.
수동은 팔과 다리에 힘을 주어 손수레를 힘껏 밀었다. 이렇게 쏘다니는 사품에 얼굴은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어느새 마구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까맣게 그을린 볼에 먼지와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눈으로 땀방울이 흘러들어 눈방울이 아렸다. 한참을 가다보니 턱에서는 땀이 방울져 떨어졌다. 가슴을 떠밀던 숨이 목까지 차 올랐다. 입을 크게 벌렸다. 허파 속에 가득 담겨져 있는 열을 토해냈다. 그리고 천천히 걸었다.
골목 저쪽에 나무 한 그루가 넓은 잎사귀를 자랑하며 껑충 서 있다. 바람이 지나 가는지 나뭇잎들이 나풀거렸다. 반가웠다. 나무 밑이 한없이 시원하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