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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없는 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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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없는 기수

저자
선우휘 저
출판사
타임비
출판일
2015-08-21
등록일
2016-10-10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839K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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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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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나는 평온한 현실과 무위에 가까운 선량한 서민성을 사랑하지만 그것을 소설의 주제로 하여 형상화할 흥미는 없다. 그들의 생활을 조용히 들여다보고 인간심리의 기미를 섬세하게 다룰 능력이 나에게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딘지 그것은 평범한 가족사진을 찍는 것 같아 몹시 무미건조한 것으로 느껴진다.
그것은 액운이나 불행 같은 것을 그리는 데 있어서도 매한가지다.
데데하고 무능한 탓으로 액운을 당하고 앉은 채 뭉개는 인간의 경우란 연민보다도 노여움이 앞선다. 그러한 성질의 불행을 그려서 인간의 운을 말할 생각도 없다.
현실을 남의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자기의 절실한 문제로 보고 힘을 다하여 부딪쳐 가는 데에 나의 관심은 간다. 그것은 성실성과 정열에 성실하면 할수록 고뇌와 낙망과 좌절이 더하기 마련이다.
정열이 넘치는 곳, 때로는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의 벽에 부딪쳐 부서지기도 한다. 그러나 거기에는 엄숙한 인간의 논리와 미가 있다.
나는 여기서 8.15 해방 뒤의 혼돈 속에 내던져진 한 젊은이를 그려 보았다.
그는 벅찬 현실 상황 속에 비틀거린다.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고 노하고 또 울부짖는다. 굶주린 짐승같이 어둠 속을 헤맨다. 사랑과 미움이 교차하는 한가운데 서서 몸부림친다.
그러나 그는 끝내 물러나지는 않는다.
물론 나는 그의 삶을 전적으로 긍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알몸을 던져 그 무엇을 찾아 방황한 그의 혼에 대해 일국의 눈물을 금치 못한다.
그에게는 깃발이 없었다. 그러나 값싸게 높이 내어 흔들어진 어떠한 깃발보다도 그에게는 보다 훌륭한 보이지 않는 깃발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그렇게 나는 지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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