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거 앨런 포, 리지아
《리지아Ligeia》는 탐미주의의 전형을 보여주는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소설이다. 주인공은 지나간 사랑에 투영된 이상화된 아름다움을 현실에서 찾으려 한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지고한 아름다움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럴 때 주인공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었을까? 공포와 음울함이 가득한 작품을 통해 작가는 어떻게 아름다움을 완성하고 있는가? ‘미美의 화신’ 리지아가 아닌 현실 속 로위나는 어떤 식으로 주인공의 심미감을 충족시켜 줄 수 있을까?
지루할 만큼 이어지는 세세한 묘사와 서술, 회상, 가학적 장치 등을 거치며 소설은 클라이막스에 다다르고, 그 과정에서 독자들은 에드거 앨런 포가 꿈꾸었던 “부패하듯 들끓는” 팽창의 열망을 목도할 수 있다. 결국 그 열망은 영과 육에 상처를 만들고, 그 상처는 누군가의 ‘존재의 고백’을 이끌어 낸다.
읽어내기 쉽지 않은 포의 탐미주의 소설을 천천히 만끽해 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