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문밖의 동물들 - 행복한 공존을 위한 우정의 기술

문밖의 동물들 - 행복한 공존을 위한 우정의 기술

저자
박종무
출판사
(주)샘터사
출판일
2022-02-18
등록일
2022-11-24
파일포맷
COMIC
파일크기
1KB
공급사
우리전자책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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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동물보다 사람이 먼저’,


동물권을 외치는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답변들


사람이 먼저지, 동물이 먼저냐?, 소고기 돼지고기는 먹으면서 왜 개고기는 안 되냐?, 동물의 희생보다 인간의 안전이 더 중요하지 않나? 동물권을 외치는 사람들을 겁박하는 질문들이다. 동물 외에도 성소수자의 인권, 여성의 인권, 소수 인종의 인권 등 수많은 소수자의 권리는 그보다 더 큰 명분과 대의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도록 강요된다. 그중에서도 ‘동물권 운동’은 사회운동 중 가장 ‘시민권’을 얻기 어렵다. 평소 동물권에 관심이 있지만, 이런 이분법적인 질문 앞에서 서성이던 이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이런 윤리적 문제를 보다 선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현재 동물보호운동판에서 가장 첨예한 이슈는 바로 보신탕이다. 보신탕은 수많은 가치가 교차하는 복잡한 지형을 가진 논쟁거리다. 보신탕은 과연 우리의 오랜 문화로서 존중받아야 하는 것인가? 보신탕으로 생계를 잇는 사람들의 생존은 어떻게 할 것인가?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는 먹으면서 왜 개고기는 반대하는가? 오래전부터 많은 문화권에서는 인간의 먹는 행위를 개인의 자유 영역이 아닌 윤리의 영역으로 여겼다. ‘먹는다’는 것은 다른 생명과 생태계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자유’는 결코 누군가의 고통과 불행 위에 존재할 수 없다. 누군가의 안전과 행복을 위협한다면 그것은 결코 자유의 범주에서 이해될 수 없다. 따라서 보신탕뿐만 아니라 과도한 육식 문화는 개인의 ‘선택’이라는 프레임을 넘어 수많은 생명과 생태계의 범주에서 고민되어야 할 문제다.


이 책의 1장에서는 일상에서 맺는 동물과의 관계를 들여다본다. 반려가구 천만시대에 유기동물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이유, 삶에 반려동물을 들인다는 것의 의미와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이들의 상실감, 먹는 행위에 담긴 윤리적 태도, 동물원이 회복해야 하는 진정한 동물원의 ‘장소성’은 무엇인지 되돌아본다. 2장에서는 가축과 야생동물의 삶을 펼쳐 보이며 닭, 돼지, 소를 중심으로 그들이 인간의 식탁에 오르기 전까지 비윤리적 생육 환경을 짚어본다. 또한 가축전염병과 살처분의 불합리성, 세계적인 축산업과 사라져가는 아마존의 숲, 사육곰과 반달가슴곰을 통해 야생동물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살펴본다. 3장에서는 생명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문제로 나아가 지구 공동체로서 우리의 인식적 전환을 다시 한번 환기한다. ‘바이러스’에 박힌 우리의 고정관념, 식물이 동물보다 열등하다는 편견, 약육강식이라는 이데올로기에 숨은 폭력성, 동물복지론과 동물권리론을 넘어 요구되는 인간의 윤리적 태도 등 온전한 지구공동체로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동체적 상상력을 지금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뿌리 깊은 ‘타자화’의 역사


‘인간 중심성’부터 넘어서야


동물에 대한 시각은 결국 동물 대 인간을 나누고 동물을 타자화하는 데 그 문제가 있다. 그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동물원. 처음 동물원이 생긴 것은 고대 이집트나 아시리아 제국 같은 나라들이 다른 나라를 침략했을 때 그곳에서 잡아 온 낯선 동물을 전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다 16세기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대중에게 공개하면서 일반인들도 동물원을 구경할 수 있게 되었다. 초기 동물원에서 전시한 것은 낯선 동물뿐만이 아니었다. 콜럼버스는 신대륙에서 잡아 온 아메리칸 인디언도 스페인 왕실 동물원에 전시했다. 이후 유럽 제국에서도 아프리카 원주민을 잡아다 전시했으며, 아프리카 원주민은 눈보라가 치는 추울 겨울 원주민 복장을 한 채 얼어 죽기도 했다. 동물원 관계자는 위기 동물을 보전하고 연구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교육적 목적을 지니며 도심 속 휴식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2019년 UN의 보고에 의하면 자연 서식지가 파괴되어 살 곳이 없어진 지구 생물 중 50만~100만 종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 과연 몇 마리의 동물을 구조하여 보호한다고 위기 동물을 보전할 수 있을까? 진정한 교육은 동물을 신기한 구경거리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존재를 구별 짓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경험일 것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비인간’과의 구별 속에서 만들어진다. 거칠게 얘기하자면, 서양의 철학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정의하기 위해 비인간을 타자화하는 과정 위에 세워졌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은 헛된 것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모든 동식물은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인간을 중심으로 자연을 바라보는 전형적인 시각이다. 서양 철학의 토대가 된 이 사상은 데카르에 이르러 정점을 찍었다. 인간만이 정신세계를 지니며 다른 생명체는 물질로 간주하던 데카르트. 그는 동물에게는 정신과 영혼이 없기 때문에 살아 있는 개를 묶어두고 해부했다. 지금 데카르트의 의견에 동의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동물도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할 때 동물을 어떤 식으로든, 이용해서는 안 되는 딜레마가 발생하게 된다.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철학자 진 커제즈(Jean Kazez)는 본인과 가족의 생존을 위해 동물을 사냥하는 것은 윤리적인 태도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오늘날 이루어지고 있는 과도한 육식은 우리의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과도한 육식으로 인해 고혈압, 당뇨병, 암 질환과 같은 건강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생태계 파괴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 이미 세계 여러 연구기관에서는 2050년에 이르면 세계 주요 도시가 사람이 살기 힘든 수준의 환경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극심한 한파, 폭우, 무더위, 가뭄 등의 기후변화가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심각한 수준일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금 내가 누리는 당연한 일상이 미래에 언젠가, 가장 간절히 바라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가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여행하며 소중한 사람들을 거리낌 없이 만나던, 불과 몇 년 전을 그리워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얼굴도 알지 못하는 수많은 타인 덕분에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내게 주어진 것 중 온전히 내 힘으로 이룬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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