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도 없이 일합니다 - 전문직계의 아웃사이더 치과기공사 에세이
간판도 없는 곳에서,
명함도 없이 일합니다.
자신이 일하는 회사의 출입증을 목에 걸 때, 회사 이름이 새겨진 건물로 들어갈 때, 누군가를 처음 만나서 명함을 건넬 때···. 사람들은 ‘소속감’을 느낄 것이다. 무의식중에라도 내가 이 회사의 일원이라는 생각을 한다는 거다. 그러나 저자의 업무 환경은 보통의 직장과는 사뭇 다르다. 외부와는 철저히 단절된 저자의 일터에는 간판 하나 걸려 있지 않다. 저자는 명함 한 장 가져본 적도 없다. 때문에 회사에서 느끼는 소속감이란, 저자에겐 너무도 머나먼 이야기가 되었다. 그러나 저자는, 생면부지인 사람들의 신체 일부가 되어줄 보철물을 만들며 자신 역시도 작게나마 사회에 보탬이 되고 있음을 깨닫는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직장 생활을 영위해 가면서도, 조금씩 성장하며 자신 역시 ‘사회’의 일원임을 깨달아 가는 것이다.
잘 먹고 잘 살고 싶다는 것
그 순수한 열망 실현을 위해
생소한 직업을 가진 사람, 나와는 동떨어진 세계에서 일하는 사람일지라도 우리 모두에겐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먹고 살기 위해’ 일한다는 것.
저자에겐 높은 자리를 꿰차보겠다는 욕심이나 일에 대한 특별한 사명감 따윈 없다. 저자의 인생 모티브는 오직 단 하나, ‘잘 먹고 잘 살겠다’는 것, 그 순수한 열망뿐이다.
꿈도 포부도 없지만 그럼에도 꾸역꾸역 지옥철과 지옥버스에 몸을 싣고 일터로 향하는 것은, 적어도 내 밥과 내 삶에 대한 열망만은 있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이야기. 저자가 삶의 현장에서 건져 올린 진솔한 이야기엔 모두가 공감할 구석이 제법 많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