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고 싶었던 날들 - 이은 에세이
결혼과 출산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다. 그만큼 각자가 가진 사연과 속사정이 모두 달라 개개인들이 갖는 어려움을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저자의 글에는 개인이 사회적 시선에 부딪히며 겪는 아픔이 적혀있다. 본인의 삶이 ‘아이가 있는 가정이 평범하다’는 기준에 맞지 않는 것 같아 좌절한다. 그렇게 슬퍼하며 정작 자신의 아픔이 어느 정도인지, 얼마나 상처 입었는지를 가늠하지 못한다. 엄마가 되기 위해 겪었던 수많은 시술과 그 끝에 얻은 두 아이를 잃은 아픔까지. 그 과정에서 어떤 아픔을 겪었는지, 아마 저자도 글을 쓰면서 깨닫게 되었을지 모른다.
이 정도의 아픔이 있어야 책을 쓸 수 있다는 걸 말하려는 게 아니다. 사회적 기준에 맞지 않는 삶은 잘못된 삶이라는 시선은 곳곳에 존재한다. 그 시선에 부딪혀 쓰러지고 상처 입은 이들도 어디에나 있다. 그리고 어쩌면 그런 모습들이 ‘보통’의 우리가 겪는 생일지도 모른다. 다만, 개개인의 아픔과 상처는 너무도 다양해서 위로의 방식과 회복의 방법도 모두 다르다. 그러니 누군가의 아픔과 상처를 나누면서 자신의 아픔과 상처도 들여 보고, 치유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저자의 글에는 아픔이 있지만 긍정의 힘이 있고, 상처가 있지만 회복의 의지가 있다. 동시에 아직 극복하지 못한 아픔과 상처도 괜찮다는 위로도 있다. 당신의 상처까지 품어줄 단단한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