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나 우리
아주 먼 옛날, 세상 처음 무렵에 있었던 이야기
이 책은 신화적 질서를 자신의 작품 속에서 구현하고자 꾸준히 노력해 온 동화작가 선안나의 작품으로, 낮과 밤, 너와 나 ‘사이’에 대한 이야기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그 생명들의 ‘처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빛과 어둠, 하늘과 땅, 너와 나 사이에는 무수히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는 생각, 또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그 첫 움틈, 살아있음의 시작이 있다는 인식, 그리고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와 같은 다소 철학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지만,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고민하고 생각하며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이끌어 주고 있다.
지구가 탄생하기 전, 혼돈 속에 존재하던 ‘달의 왕국’과 ‘태양 왕국’에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각 왕국의 공주와 왕자가 ‘시간의 국경선’에서 만나 이 공간을 돌봄으로써 ‘낮’과 ‘밤’만 존재하던 우주에 ‘저녁’과 ‘새벽’이란 시간이 생겨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지구와 우리가 어디에서 시작되어 왔는지 근원에 대한 물음을 던져주고 있다.
오랜 기간 전해 내려오면서 모두가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신화와 같은 구성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어 배 속에 아기를 둔 예비 엄마부터 사춘기 어린이까지 폭넓은 독자를 품을 수 있는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