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미치게 하는 여자
“네 볼도 얼얼하게 해줄까.”
수혁이 그녀의 볼 쪽으로 입술을 바싹 들이밀었다.
“네가 진짜 미쳤지!”
수인이 그때처럼 그의 정강이를 다시 한 번 발로 세게 쳤다.
아! 그가 짤막한 신음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이자마자
그녀는 문을 열고 수혁을 걷어차서 밖으로 밀어내 버렸다.
“나가!”
그녀는 손수건을 함께 내던지고는 재빨리 문을 닫아버렸다.
띠, 문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
수혁은 복도에서 다리를 부여잡고 신음하다가 문이 완전히 닫히자 등을 기대고 섰다.
여자애가 힘만 세 가지고.
그는 정강이를 만지며 그녀가 내던진 손수건을 집어 들었다.
그리곤 조심스럽게 코로 가져가 향기를 맡아 보았다.
손수건에서 그녀만의 냄새가 났다. 좋았다. 낯선 듯하면서도 익숙한 향기였다.
수혁의 입가에 살짝 웃음이 걸렸다. 그는 한동안 그녀의 문 앞에 기대어 선 채 움직이지 않았다.
안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수인은 문짝에 등을 기대고 깊은 숨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볼이 화끈거리는 느낌에 양손으로 볼을 감싸 쥐고 있었다.
뜨겁진 않은데 꼭 데인 것처럼 기분이 이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