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묻는다
『절반의 실패』와 『혼자 눈 뜨는 아침』등의 작품을 통해 이 땅의 여성들이 살아가야 하는 가혹한 조건과 그 속에서 인간으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들을 치열하게 탐구해 온 작가 이경자의 신작 에세이. 이 책도 그 연장선상에서 작가가 오래 동안 고민해오던 가부장이라는 모순의 화두를, 내면의 발견과 확인에 대한 가감 없는 체험으로 그에 대한 느낌과 고백들을 쏟아냈다. 자신이 가부장적인 삶의 울타리에 처해 있으면서 갑작스럽게 다가온 이혼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나, 그 절망감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작가의 체험적인 면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과정 속에서 여성의 존재 조건이나, 가부장적 삶에서 익숙해져버린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홀로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고, 여성으로서 가져야 할 모습을 작가에게 비춰 보여주고 있다.
작가가 여성으로서 겪어야 했던 것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가능하게 했던 폭력이나 이혼 등의 아픈 경험을 통해 사람으로, 여성으로써 우뚝 설 수 있는 행로를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