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술 한잔이면 숨 막히는 일상의 뒤안으로 숨을 수 있다!
직장인의 애환을 시와 술로 노래한 한 중년 남자의 유쾌한 일탈
우리네 중년 가장들의 삶은 고단하다. 회사에서는 일과 사람에 치이고 집에서 는 커가는 자녀들의 요구를 들어주기 벅차다. ‘내가 꿈꾸었던 삶은 이런 게 아닌데…’ 하루에도 수십 번 회의와 번민을 느낀다. 모두가 이런 다람쥐 쳇바퀴 도는 고단한 삶을 나름대로의 무게로 버티고 또 버틴다. 자신만을 믿고 바라보는 ‘가족’을 위해서… 그 가운데 대한민국의 가장들은 다양한 일탈을 꿈꾼다. 하지만 용기 있게 시도하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여기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수줍게 몸부림치는 장준혁 시인의 시들은 중년 남성들의 가슴에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장준혁 시인은 두 가지 자아를 이 시집 『금성으로 걸어가는 밤』에서 표현하고 있다. 하나는 풍류와 낭만의 대명사 김삿갓 시인, 괴나리봇짐 하나 등에 짊어지고 유유자적 풍류를 좇는 나그네의 모습이다. 또 다른 하나는 작은 것 하나에도 일희일비하는 직장인의 모습이다. 이 둘은 상반되어 보이지만 일맥상통하는 면도 찾을 수 있다. 장준혁 시인은 ‘낭만이 넘치는 애주가’이다. 그 역시 평소에는 빈틈없는 직장인이지만, 술 한 잔과 분위기 한 움큼에 무장해제된다.
전작 『슬픔이여 안녕』과 마찬가지로 『금성으로 걸어가는 밤』에서도 특유의 솔직한 감성이 돋보인다. 여전히 주변 사람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들과 희로애락을 공유하고자 하며 말하고 싶었던 것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서랍에 고이 감추어 놓은 소주 한 병을 개인 사물함에 세워놓고 묵념을 하고 회사를 빠져나와 다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르는 여행을 무작정 떠나는’그의 모습은 그가 좋아했던 사람들 혹은 이 시대 가장들이 꿈꾸었을 참된 일탈이 아니었을까?
목차
서문 · 5
금성으로 걸어가는 밤 · 12
오이도 · 14
길을 걸었지 · 15
분재인간(盆栽人間) · 17
나팔꽃 · 20
오발탄 · 22
알코올 중독자 · 24
능숙한 슬픔 · 25
흑백영화 · 27
봉은사 설경을 찍으며 · 29
히치하이크 · 31
행복 · 36
목포행각 · 38
四季 · 41
슬픔이여 안녕 · 43
은행구이 · 45
호러 무비 · 47
운수행각 · 49
차이나타운에서 · 52
그리움 · 55
씨름선수 · 56
공간의 힘 · 57
호미화방 가는 날 · 58
할아버지와 빈 의자 친구 · 60
무슨 요일의 할아버지 · 62
너 왜 사니 · 64
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 65
이정표 · 66
스틸샷 · 67
수락산을 내려오며 · 69
종로3가에서 · 72
축소인간(縮小人間) · 74
민들레 · 77
분리수거실에서 · 78
춘화 · 80
말 · 81
만남포차 · 83
뮌헨호프 · 85
동태탕을 기다리며 · 89
발우공양 · 91
신포주점 · 93
강화식당 · 95
김치찌개 · 98
시선집중 · 100
오징어 볶음밥 · 102
편의점 도시락 · 104
컵라면 · 106
외로운 사람들 · 108
불 꺼진 단골주점 · 111
꼬막 · 113
나의 반쪽 · 115
와인과 스테이크 · 116
미스 하겐다즈 · 118
별 헤는 밤 · 120
킹콩 · 122
맨발의 청춘 · 124
우연 · 126
축구화 · 128
빙고 · 130
아틀란티스 · 132
갈비탕을 먹은 날 · 134
가자미를 구워 먹으며 · 136
속독의 비결 · 138
나방파리 · 140
마지막 잎새 · 142
천화(遷化) · 143
신문지 · 145
연필 · 147
뇌물 · 148
알카트라즈 탈출 · 150
개는 후각이 뛰어나다 · 152
왜 사랑이 변하니? · 153
단편소설 · 156
이경원 · 158
왓슨즈에서 · 159
65년도 만화를 보다 · 160
아현동을 지나며 · 162
눈 오는 저녁 · 165
카뮈를 읽다 · 167
휴가 나온 군인 · 169
미스터리 · 171
흉몽 · 173
이명래 고약 · 175
길 · 178
광고의 힘 · 179
개밥그릇 · 181
파피용 · 183
Plastic Umbrella · 185
로베르네집 · 187
수리수리 말술이 · 190
기억 그 슬픔 · 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