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0년대여] 너는 나의 봄이다
까칠하기가 사포 저리 가라, 박준희.
여동생을 쫓아온 진드기 퇴치하러 나갔다 재수 없는 방아깨비 이훤을 만나다.
*
“나랑 사귀어.”
순간 준희는 멈칫했다. 혹시나 잘못 들은 건 아닐까 가늠하느라 잠시 침묵하던 그녀는 간신히 말문을 열었다.
“뭐라고? 너랑…… 뭐?”
저게 무슨 소린가 했다. 자신이 잘못 듣고 오해를 했을 수도 있으니 준희는 눈썹 사이에 힘을 주며 반신반의 물었다.
그때까지 우아한 동작으로 스테이크를 썰어 먹던 훤이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고 냅킨으로 입을 닦았다. 그리고 물을 한 번 마시고는 그녀를 똑바로 응시했다.
“박준희.”
“왜, 왜.”
내가 왜 말을 더듬지?
“우정에서 우러난 의리는 다른 녀석 찾아서 할 테니까 너는 그냥 여자 해라.”
“뭔 소리야?”
“아무리 생각해 봐도 너는 친구용이 아니야. 너처럼 사람 성질 긁고, 신경 쓰이게 하고, 화가 나게 하는 친구는 필요 없어.”
“…….”
“친구라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일이 대수롭게 되어 버리니, 그건 친구가 아니니까 그런 거잖아. 그런 너랑 친구를 먹느니 길 가는 똥개한테 친구 하자고 하는 게 낫겠다.”
“그러니까 그 말은, 네가 먼저 친구 먹자고 옆구리 찔러 놓고 이제 와서 내 성질이 못돼서 절교하자는 뜻이야?”
“그래. 그 대신 우리 연애 하자고.”
*
예쁜 여동생에게 치여 예쁘다는 말 한 번 듣지 못하고 살아온 준희.
입만 열면 면박 주기 일쑤인 얄미운 그 여자가 훤의 눈에 예뻐 보이기 시작한다!
찔레꽃 향기 흐드러지던 봄밤에 시작된 둘의 인연, 그들의 봄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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