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이라는 개념은 왜 르네상스 시대에 생겨났을까? 스타일은 어떻게 타인을 설득하는 기술인 수사학에서 비롯되었을까? 주름이나 단추는 왜 소수의 권력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장식이었을까? 페미니즘 역사에 큰 영감을 준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왜 옷 입기를 그토록 두려워했을까? 속옷으로 입던 티셔츠가 세계대전으로 인해 겉옷이 된 사연은 무엇일까? 프랑스 사람들은 정작 ‘프렌치 시크’에 무덤덤한 이유는 무엇일까?
《옷장 속 인문학》은 일상에서 매일 입고 가꾸고 치장하는 패션을 통해 역사, 문학, 철학, 문화를 넘나들며 인간의 심리와 행동, 문명의 발전사를 보여주는 책이다. 국내 패션 큐레이터 1호로서 미술과 패션을 결합한 독창적인 저술로 독자들의 미감을 일깨워준 저자 김홍기가 이번 책에서는 옷이라는 구체적인 사물을 통해 인문학적 성찰을 시도한다. 그는 너무나도 친숙한 탓에 ‘제대로 생각할 기회조차 없었던’ 옷이야말로 우리 삶의 정서적 동반자이자 사유의 기폭제라고 말한다. ‘어떻게 입을 것인가’의 문제는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라고. 그는 인간의 자아 발견과 궤를 같이하는 복식사 이야기부터 자기 배려의 기술, 우아한 삶의 조건, 관능자본의 힘, 나이 듦의 미학에 이르기까지 패션의 사회적 의미와 패션이 우리 삶에 미친 영향을 풍부한 사례와 함께 보여준다.
패션으로 철학하고, 자기를 탐구하며, 더 나아가 인문학 공부를 시도하는 이 책은 지적 허기를 채워 줄 뿐만 아니라, 키케로, 스피노자, 발자크, 예이츠, 푸코, 코코 샤넬 등 유명인사들의 패션에 관련한 반짝이는 통찰이 담겨 있어 읽는 재미까지 쏠쏠하다.
저자소개
국내 패션 큐레이터 1호. ‘패션’이라는 언어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철학의 이슈들을 읽고, 말하고, 쓴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복수전공으로 연극영화를 공부하면서 영화 속의 패션에 빠져들었다. 졸업 후 신세계에 입사, 아동복 바잉과 상품기획을 담당하며 본격적으로 패션 이론과 복식사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캐나다 밴쿠버의 UBC로 유학, MBA 과정 중에도 틈틈이 세계의 미술관, 특히 패션이 특화된 미술관과 박물관을 다니며 그림 한 장, 옷 한 벌을 꼼꼼히 읽고 공부했다. 현재는 미술과 인문학, 패션을 결합한 독창적인 저술과 전시기획, 강의를 왕성하게 이끌고 있다. 딴지라디오 팟캐스트 <패션 메시아>를 인기리에 진행했으며, 패션과 관련된 각종 교양 다큐나 방송의 자문을 하며, 신문 및 잡지의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댄디, 오늘을 살다》, 《하하 미술관》, 《샤넬, 미술관에 가다》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패션 디자인 스쿨》, 《패션 디자이너로 살아남기》, 《쇼킹 라이프》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며 | 당신의 옷장을 열어라
1부 입는다, 고로 존재한다 * 나를 이해하고 싶을 때 | 옷장은 말해준다, 당신이 누구인지 * 몸의 인문학 | 바로 지금 옷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 * 표현의 기술 | 입을 옷이 없다는 당신에게 * 가치의 시대 | 패션이라는 자기 배려의 기술 * 우아한 삶의 조건 | 심플함이야말로 궁극의 정교함이다! * 어울림의 철학 | 수사학의 대가 키케로 가라사대 * 미감의 원리 | 시크란 그런 게 아닙니다만… * 맞춤의 미학 | 뭘 입어도 태가 나는 옷맵시의 비밀 * 시니어 시크 | 나이 들수록 멋지게 사는 법 *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것 | 세월을 관통하는 미감을 지녀야 * 삶의 형식과 질서 | 스타일은 입는 게 아니라 짓는 거다
2부 매일매일 옷 입기의 인문학 * 개성의 탄생 | 사람들은 언제부터‘나’를 표현하기 시작했을까? * 셀럽의 조건 | 손석희와 박노해가 베스트 드레서인 이유 * 관능자본 | 일상을 지배하는 조용한 권력 * 영원불멸의 클래식 | 사람들은 왜 꽃무늬에 열광할까? * 취향의 사회학 | 트렌드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 마네킹이라는 거울| 우리가 알게 모르게 자괴감을 가지는 까닭은? * 패션모델 변천사 | 아름다움의 기준은 어떻게 달라졌나 * 메이크업 유어 마인드 | 화장에 관한 괴테의 날카로운 조언 * 향기로 기억되는 사람 | 나는 어떤 향기를 지녔을까? * 색깔의 숨겨진 힘 | 확신이 서지 않으면 레드를 입어라 * 핸드메이드 | 명품을 만드는 손의 비밀 * 패션이라는 글쓰기 | 옷 입기와 글쓰기는 서로 통한다?
3부 당신의 옷이 말하는 것들 * 속옷에서 예술작품으로 | 티셔츠는 어떻게 세상을 바꿨을까? * 스타일 비밀병기 | 패션 민주화를 은밀하게 이뤄낸 스니커즈 * 거꾸로 가는 패션 | 스트리트 패션의 원조는 스위스 용병들이다? * 주름의 의미 | 내가 살아있다는 가장 완벽한 증거 * 신발이 걸어온 역사 | 바흐의 갈색 구두가 내게 들려준 이야기 * 세상을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각 | 안경을 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단추라는 꽃봉오리 | 의복의 역사를 바꾼 작지만 위대한 발견 * 지퍼의 운명 | 짜증나는 발명품에서 20세기 최고의 아이디어 상품으로 * 신사의 품격 | 코트는 원래 승마에서 탄생했다? * 포켓이 바꾼 역사 | 남녀를 가르는 태도와 포즈의 탄생 * 패션의 윤리 | 우리가 몰랐던 모피의 불편한 진실 * 제2의 피부 | 혁신이란 가죽을 벗기는 아픔을 감수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