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 종친회
속보! 전국민의 95%, ‘자신은 양반의 후손’이라고 밝혀조선 초기 전체 인구의 10%도 되지 않던 양반의 비율이 후기에 들어서자 그 수가 어마어마하게 많아져, 21세기인 현재 대한민국 국민의 95%가 자신이 양반 가문이라고 밝혀 화제다. 이로써 당시 중인과 노비였던 많은 이들의 후손은 그 행방이 오리무중이 되고 만 것이다. 핏줄의 진실에 대해 모두가 입을 다물고, 눈을 감고, 못 들은 체한다. 더러는 시골에서 가져왔다는 족보가 뜬금없이 올컬러에 양장본이라 당혹감이 이만저만이 아닌 가운데, 여기 진짜 노비의 후손들이 나타났다.“우리 가문이 세상에 노비래요, 노비! 모르셨어요?”헌봉달. 대한민국에 듣도 보도 못한 희귀한 성씨를 가진 한 남자가 어느 날 종친회를 설립한다. 희귀 성씨인만큼 찾는 이가 뜸할 줄 알았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곳곳에서 헌씨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그런데 웬걸? 이혼 위기의 전업주부, 탈북자, 어딘지 음흉해 보이는 노 교수, 전직 깡패, 미국으로 입양되었던 청년, 엄마 성씨를 따른 문제아까지. 그야말로 좌충우돌 오합지졸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나름 뿌리를 찾겠다는 의지 하나만은 강력하다. 종친회에서 감투 하나씩 맡은 이 많은 뱃사공들 틈에서 회장 헌봉달은 은밀한 계략을 진행시키는데... 과연 노비 종친회의 미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