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바보다 - 전 세계 바보 새 도감
진지하고 지루한 조류 도감은 가라!
전 세계의 엉뚱하고 바보 같은 새들을 만나는 새로운 방법
수십 년 동안 새를 관찰해온 탐조가이자 작가, 일러스트레이터인 매트 크라흐트가 이전에 없던 독특한 조류 도감을 선보인다. 열 살 때 만난 학교 선생님 덕분에 새 관찰을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베테랑 조류 관찰자인 저자는 비록 전문 조류학자는 아니지만 오랜 현장 경험과 열정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프로 아마추어’ 탐조가라고 소개한다.
이 책은 과학자들이 깐깐한 조류 애호가들과 탐조가들을 위해 쓴 진지하고 지루한 조류 도감과는 정반대다. 책을 펼치기로 마음먹었다면 분포구가 어떻고 과나 속이 무엇이고 하는 과학적으로 엄격하고 딱딱한 새 분류는 잊어도 좋다. 저자는 계통분류학 학위가 없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자신만의 일곱 가지 분류 기준을 만들었다. ‘전형적인 새들’, ‘뒷마당의 꼴통들’, ‘벌새와 딱새, 그리고 괴짜들’, ‘관심병 걸린 새들’, ‘망할 딱따구리 녀석들’, ‘물가의 멍청이들과 꺽다리들’, ‘살상 기계들’처럼 개그감 충만한 직관적인 분류를 통해 전 세계 모든 대륙의 새들을 소개한다. 개중에는 멋쟁이새, 말똥가리처럼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새들도 있다. 혹시 아는가? 길을 걷다 보면 책에서 본 녀석들을 직접 마주할지도 모른다.
골 때리는 별명들과 ‘프로 아마추어’의 솜씨가 느껴지는 그림!
개성 넘치는 온갖 새들의 매력에 푹 빠져보자
야생의 새를 관찰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새들은 조금만 방심해도 휙 날아가버리거나 등을 돌려 정체를 숨기기 일쑤다. 때로는 서식지에 꼭꼭 숨어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도 한다. 저자도 초등학교 시절 노랑관상모솔새를 찾아 나섰으나 단 한 마리도 보지 못한 채 고생만 하고 돌아온 기억이 있다. ‘인생에서 최초로 겪은 거대한 학문적 실패’라고 표현한 이 경험은 그의 마음속에 새에 대한 애증을 심어주었다.
저자는 그 오랜 감정을 담아 새들에게 골 때리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고까운새(꼬까울새), 노잼박새(북방박새), 빠개는 물총새(웃음물총새) 등 성격과 특징에서 따오거나 일반명을 비틀어 만든 별명들은 녀석들과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녀석들을 놀려먹겠다는 의지는 해설에서도 엿볼 수 있다. 겉모습은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서 뭘 먹고 사는지, 사람들을 어떻게 괴롭히는지 등 녀석들이 숨기고자 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들을 낱낱이 공개한다. 지식과 유머를 모두 담은 묘한 매력의 새 소개를 읽다보면 새를 싫어하는 사람도 서서히 이 녀석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고 만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저자가 직접 그린 새 일러스트다. 새 관찰 현장에서 새들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그려온 덕분에 새들의 특징을 생생하게 포착해 녀석들의 엄청난 매력과 엉뚱함을 종이 위에 완벽히 옮겨놓았다. 프로와 아마추어 경계선에서 줄타기를 하는 듯한 현장감 넘치는 일러스트는 저자의 세심한 관찰력뿐만 아니라 새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끼게 해준다.
역사 속 새 이야기에서 ‘그 녀석들’을 관찰하는 법까지
새에 관한 특별한 정보로 가득!
인류는 지구상에 처음 등장한 이래로 항상 새들과 부대끼며 살아왔다. 고대 이집트의 무덤 벽에 그려진 새 사냥 장면부터 19세기 화가 에드가 드가가 그린 따오기 그림까지, 새가 묘사된 역사 속 예술 작품들을 통해 그 녀석들이 우리 조상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살펴볼 수 있다. 작품 속의 새들을 들여다보면 조상들과 우리가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사실, 즉 새들은 매력적이지만 아주 못된 녀석이기도 하다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새를 식별하는 방법, 관찰할 때 유의할 점 등 오랜 현장 경험을 통해 쌓아온 저자의 노하우가 책의 곳곳에 담겨 있다. 특히 새 관찰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는 남들에게 자랑할 지식이 아니라 현장에서 눈앞에 나타난 새를 제대로 식별하는 방법이다. 저자가 고안한 새 식별 방법은 누구나 새들을 더 빠르고 쉽게 판별할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곧장 이 책을 들고 주변의 새들을 찾아 나서고 싶어지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이 책과 딱 맞는 사람들
● 새와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
● 새를 싫어하는 사람(하지만 한바탕 웃고는 싶은 사람)
● 새 관찰을 해보고 싶은 사람
● 새를 좋아하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선물할 책을 찾는 사람
● 재미있고 멋진 책을 사랑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