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코드 - 12개의 테마로 읽는 봉준호 영화의 세계(2022년 3월 주요일간지 화제의 도서)
12개의 코드로 읽는
봉준호 월드!
“봉준호는 마침내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 미국 영화매체 〈인디와이어〉
“그를 능가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자신밖에 없을 것이다.” - 영화감독 사카모토 준지
“〈기생충〉은 ‘걸작’이라는 말로도 부족한, 현대 영화의 한 도달점.” - 영화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3명의 평론가, 7편의 영화, 12개의 테마!
당신이 몰랐던 ‘봉준호 월드’가 새롭게 펼쳐진다!
2019년은 최초의 한국 영화가 제작된 후 100년이 되던 해였다. 그리고 2020년, 한국 영화의 새로운 원년이 시작된다.
봉준호는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 최초로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으며 아카데미시상식에서 4개 부문을 수상하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낳았다. ‘봉테일(봉준호+디테일)’이라는 별명답게 작품 곳곳에 세밀하게 숨겨놓은 연출들이 모여 그야말로 대기록을 만든 것이다. 비영어권 영화로 오스카 작품상을 가져간 사례는 오직 〈기생충〉뿐이다.
“일명 ‘봉준호 월드’라는 것은 장르 안에서 개척하고, 변주하고,
새롭게 재구성하는 역사적 기억과 정치적 논평이다.”
세계 영화계는 장르라는 틀 안에서 관객 친화적이면서도 자신만의 예술적 스타일이 확고하고, 그 안에 사회적, 정치적인 메시지를 포함하며, 분석에 따라 다양한 의미가 산출되는 감독을 발견하고 그를 추앙한다. 세계는 〈기생충〉과 그 감독을 주목했고 그로 인해 한국문화는 주류로 올라왔다. 〈기생충〉과 봉준호는 한국적 자부심이면서 새로운 글로벌 문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이제 우리는 그의 영화 유니버스를 꼼꼼히 들여다볼 차례다.
이 책은 이전에 발표된 글들과 접근 방식을 달리하였다. 7편의 작품을 하나의 일관된 전집으로 보면서 작품 한 편마다가 아닌 ‘봉준호 월드’ 안에서 몇 가지 핵심 테마를 선정했다. 그리고 이것이 영화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코드화되어 있고, 관객은 그 코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조목조목 살펴본다.
12개의 코드 이외에도 봉준호 영화에 꼭 포함되어 해석되어야 할 여지가 있는 단어도 많다. 하지만 이 12개 코드는 봉준호 월드를 이해하기 위해 한걸음 바싹 다가갈 수 있는 필수 요소다.
『봉준호 코드』는 이전에는 시도하지 않았던 한 작가감독의 영화 세계를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 봉준호 영화로 시작된 〈코드〉 시리즈는 이후로도 계속될 것이다.
뉴노멀, 신작가주의, 뉴씨네필, 글로벌/로컬,
그 한 가운데 ‘봉준호’라는 기표가 있다!
“봉준호는 한국문화와 글로벌 문화의 경계,
블록버스터 산업과 작가주의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가장 글로벌한 예술가로 우뚝 섰다.”
『봉준호 코드』는 봉준호 영화를 심도 깊게 알고자 하는 독자, 봉준호 영화를 안목 있는 세계영화인들이 그토록 지지하는 이유가 궁금한 독자, 학술적·비평적 의미로 봉준호 영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을 아우를 저작이며, 무엇보다도 봉준호 영화를 사랑하는 애호가와 마니아에게 호소한다.
이 책은 봉준호 감독 개인을 찬양하거나, 봉준호 월드의 아성을 단단히 쌓기 위한 작업이 아니다. 봉준호가 자신의 작품에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부조리를 코믹한 시선과 진지한 대안을 섞어 어떻게 담아내고 있으며, 그의 작품이 인류학적 기록물로서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되는지를 탐색한다.
1. 엄마
봉준호 영화에서 엄마는 매우 미스테리한 존재다. 표면적으로는 강한 모성애를 발휘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은 모든 사건의 기원이 엄마에게 있는 문제적인 인물이다.
2. 소녀
끝내 살아남거나 사라지는 두 유형의 소녀는 봉준호 서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라지거나 살아남은 소녀가 가지는 징후는 무엇인지 분석한다.
3. 노인
봉준호의 영화에서 ‘시니어’의 역할은 매번 실패로 끝난다. 우리는 이런 시니어라는 단서를 통해 봉준호가 지지하는 세계가 어떠한 것인지 알아본다.
4. 하녀
영화 역사에 등장한 여러 하녀/하인을 호명한다. 옥타보 미르보의 〈어느 하녀의 일기〉가 품은 혁명성이 그런 영화에서 폭발해 온 반면, 〈기생충〉의 하녀/하인은 왜 유쾌한 즐거움을 잃어버리고 우울증에 빠지게 되었는지 확인한다.
5. 계단
계단 시네마는 봉준호가 영화역사에 바치는 오마주다. 봉준호 영화에 나오는 계단은 항상 미끄러지는 의미를 가지며, 그것이 우리 사회의 단단한 계급구조 및 위계질서를 위반하는 전환의 메타포임을 읽는다.
6. 비
〈살인의 추억〉, 〈마더〉, 〈기생충〉 등 봉준호 영화에서 비는 서사의 결정적인 국면에서 변화를 암시하는 장치로 쓰인다. 비에 대한 분석도 그동안 많지 않았기에 통시적인 관점에서 되짚어 볼만한 소재다.
7. 돈
의외로 봉준호 영화에는 돈에 관한 언급이 자주 등장한다. 그것도 구체적인 액수로 대사에 나오곤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적 의식을 가지고 있는 감독답게 돈, 물질의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단, 그의 영화에서 돈이 언급될 때는 항상 희화화된 장면에서 슬쩍 지나가는 경향이 있다.
8. 자연
여성과 자연에 가해지는 폭력과 오염, 그리고 그것이 안겨주는 통증의 기원을 〈마더〉의 ‘훼손당한 마더네이처’에서 발견한다.
9. 먹기
〈플란다스의 개〉와 〈살인의 추억〉의 카니발리즘이 사회 시스템 안에서 인간관계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질문한다. 입 내부에서 부드럽게 씹히는 음식은 굳건한 시스템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10. 달리기
봉준호 영화에서 인물들은 쫓고 쫓기며 질주한다. 영화의 속도감을 위한 액션이라는 것은 표면적 의미일 뿐이다. 봉준호 영화에서 달려서 얻는 것은 없다. 텅 빈 기호가 되어버리는 달리기는 맹목적으로 달려왔던 역사의 흔적이며 불안의 상징이다.
11. 섹스
봉준호 영화에서 섹스신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 편이다. 〈마더〉, 〈기생충〉에 등장하는 섹스신마저도 훔쳐보는 방식으로 제시된다. 하지만 그의 영화들을 뜯어보면 섹스에 대한 많은 암시가 곳곳에 숨겨져 있다. 그동안 봉준호 영화에서 별로 주목하지 않았던 섹스라는 소재를 파헤치다 보면 숨겨진 그의 영화적 세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12. 바보짓
봉준호 영화는 바보 캐릭터 때문에 더 재밌어진다. 그러나 바보의 우스꽝스러운 행동과 말에는 세상이 있고 진실이 보인다.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건 우리의 문제다. 이 장은 점점 계획 없는 바보가 많아지는 세상에 바보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서스펜스 효과를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