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워터 - 물이 평등하다는 착각

워터 - 물이 평등하다는 착각

저자
맷 데이먼
출판사
애플북스
출판일
2022-06-28
등록일
2022-11-24
파일포맷
COMIC
파일크기
13KB
공급사
우리전자책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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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겨우 물 한 통 때문에 하루 6시간을 걸어야 한다고?”


물 부족, 여성 인권, 빈곤 문제 등 지구촌 불평등 현장을 가다





1980년, 유엔은 ‘국제 식수 공급 및 위생의 10년’이라는 목표를 정하고 향후 10년 안에 전 세계 사람들이 깨끗한 물과 위생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장 10년 안에는 힘들겠지만 그 다음 10년까지는 물 부족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것은 이상적인 바램이었다. 인구 증가와 산업화로 인한 환경 훼손과 세계 경제 침체로 물과 위생에 필요한 재원이 줄면서 깨끗한 물을 얻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물 부족 현상은 기후 온난화가 초래하는 가장 파괴적인 결과 중 하나이면서 극심한 빈곤의 원인으로 해마다 세계 경제에 2,600억 달러의 손실을 입힌다. 수인성 질병인 설사는 말라리아, 홍역, 에이즈를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아이들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일부다처제가 허용되는 인도의 일부 지역은 물이 너무 귀한 나머지 매일 하루종일 가족을 위해 ‘물 담당 아내“를 따로 들인다고 한다.


잠비아에서 돌아온 맷 데이먼의 머릿속에는 그곳에서 만난 파란 원피스의 소녀와 우물까지 걸어가던 장면이 자주 떠올랐다. 그는 소녀가 처한 상황과 물에 대해 배운 것들을 생각할수록 물이 다른 모든 것들의 근간임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이후 그가 에티오피아를 방문했을 때에는 땅 파는 데만 거의 1만 달러의 비용을 들여 설치했던 우물이 고장 난 채 그대로 방치된 현장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기도 했다. 고장난 우물을 고칠 능력이 없었던 현지 주민들은 마침 바로 그 옆에 또 다른 우물을 손으로 직접 파는 중이었는데 아이들은 손으로 판 그 우물 곁에 모여 초콜릿 우유처럼 보이는 흑갈색의 오염된 물을 허겁지겁 마시고 있었다. 개리 화이트가 과테말라에서 만났던 한 여성은 평생 단 한 순간도 물과 위생 시설에 다가갈 수 없는 현실에서 살아왔다. 그녀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날이 밝기 전에 남들 눈을 피해 들판에서 볼일을 봐야 했고, 낮에는 온종일 물을 긷다가 밤이 되면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그대로 잠들곤 했다.


《팩트풀니스 Factfullness》의 저자인 한스 로슬링이 “지난 20년 동안 빈곤 인구의 비율이 얼마나 변했을까요?” 라고 질문을 던졌을 때 93퍼센트의 사람들은 빈곤층 인구가 두 배로 늘었거나 예전 그대로라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빈곤층은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여전히 많은 수의 사람들이 가장 기본적인 욕구조차 충족하지 못해 매일 허우적거리고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수치는 그들에게 지금보다 관심을 기울인다면 향후 극빈 상태에서 벗어나 엄청난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의 증거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계속 투자가 이어지면 물로 인한 가난의 고리를 끊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것이고 그리하여 수입이 늘어날 때마다 더 많은 능력을 발휘해 자신들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 할 수 있다.





“그냥 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투자하는 겁니다.”


세계 최대의 난제에 지속 가능한 해법을 제시하다





대부분의 인도 빈민촌 가구는 화장실을 설치할 돈이 없어서 매번 유료 공중화장실을 이용한다고 한다. 이를 연간으로 계산해보면 위생에 지출하는 ‘대처 비용 coping costs’이 화장실 하나를 설치하는 것보다 더 많아지는 셈이다. 매년 전 세계에서 쏟아붓는 이러한 대처 비용은 무려 3천억 달러에 달한다. 잘못된 시스템 속에서 돈이 낭비되는 것이다. 감성을 자극하는 TV 구호단체 광고는 물 부족 세상으로 우리의 관심을 끊임없이 유도하지만 늘 참여를 주저하게 만든다. 마치 이웃집에 불이 났는데 자기 집 앞마당만 지키는 느낌처럼 마음 한편에 죄책감이 있으면서도 남 일처럼 슬쩍 넘어가는 식이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물 부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향후 10년간 매년 약 1,140억 달러 정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단순히 기부만으로는 해결하기가 어려운 금액이다. 이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순간이다.


유조차로 날라온 더러운 물을 비싼 돈을 주고 사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각 가정에 수도꼭지와 위생 시설을 설치하여 비용상 효율적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양질의 삶을 누릴 수 있다. 개리 화이트는 무하마드 유누스의 소액 대출 은행에 영감을 받아 물 문제 해결에도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는 워터크레딧Water Credit를 시작한다. 물과 위생 시설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러한 시설을 설치하도록 최소 금액을 빌려주고 이후 다시 상환토록 하는 이러한 방식은 자연스럽게 작동하여 상환된 대출금은 미래의 다른 대출자를 위한 자금으로 다시 사용된다.


이 세상에는 소득이 낮은데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물과 위생 문제 해결을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출할 의사가 있는 사람이 수억 명이나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덕분에 임시방편인 ‘모금을 통한 구호’가 아닌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한발 다가서게 된 것이다.





“이 위기를 끝내려면 변화의 파도가 있어야 합니다.”


“물 부족 위기” 종식을 위한 할리우드 배우와 물 전문가의 위대한 도전





잠비아에서의 특별한 만남 이후 맷 데이먼은 리비아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주민들이 물과 위생 시설을 사용하도록 현지 단체에 기금을 지원하는 H2O 아프리카재단을 설립한다. 하지만 기금이 쌓여가면서 재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 그는 한 팀으로 더 많은 일을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는 물 전문가가 절실해졌다.


물 부족 위기에 대한 UN의 관심과 재원이 점점 말라가던 1990년대에 개리 화이트는 개발도상 국가에 깨끗한 물과 위생 시설을 담당하는 현지 단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워터파트너스WaterPartners라는 단체를 세운다. 하지만 조직이 커질수록 개리에게도 가장 필요한 존재는 맷처럼 뛰어난 커뮤니케이터였다. 그때까지 이룩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물 부족 위기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은 그에게 언제나 힘든 숙제였다.


2008년 클린턴글로벌이니셔티브CGI에 참가한 맷 데이먼과 개리 화이트는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물 부족 문제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고는 두 단체를 하나로 합쳐 워터닷오알지 재단을 설립한다. 그들의 목표는 ”자신들이 살아 있는 동안에 물 부족 위기를 해결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문제가 해결 가능하다는 확신과 이것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자원이었다. 두 사람은 좋은 의도로 시작한 일이 잘못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지금도 계속해서 방법을 찾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수많은 자선단체가 주도하는 물 프로젝트는 근본적인 해법은커녕 일차적인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세상에는 물과 위생 시설이 필요한 사람들이 십수 억 명에 달한다. 이들에게는 자신의 삶을 개선하려는 근원적인 욕구가 있다. 바닷물이 모두 고요하면 파도가 일어날 수 없다. 궁극적으로 그들의 삶을 바꾸기 위해서는 지금 깨끗한 물을 사용할 수 있는 세계 인구의 2/3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만 가능하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이 바로 우리가 변화의 파도를 일으키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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