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기행
전후
여러 번 나는 하얼빈을 보고 왔다.
전부가 한가한 여행은 아니었지만, 내 딴에는 보고 듣고 느끼고 한 것이 단순한 투어리스트의 호기심과는 달리한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항상 투어리스트의 인상기는 대상지에 대하여 그려진 녹색의 풍경화로밖에 보지 않는 신조가 있다.
나 자신은 매우 세차게 흐르는 물과 같이 흘러버리는 투어리스트의 눈과 귀를 가지 않기 위하여 언제나 용의주도를 꾀하려는 것이다. 이처럼 큰소리로 하긴 해도 나 역시 아직껏 하얼빈에 대해서는 하나의 남의 눈을 속이는 기술밖에는 본 것인지 모르겠다.
회색빛 하늘, 느릅나무, 둥근 사원, 억센 건물, 광막한 우울……이것이 하얼빈을 처음 봤을 때 인상이었다. 에미그런트 부두(波止場), 그러나 출범을 모르는 숙명적인 노스타루차가 하얼빈의 일각을 이루고 있다. 가장 먼저 사진기를 게다가 대는 것이 사실은 하얼빈의 이국적임을 정착하는 방법 인상도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