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녀를 죽였을까
『누가 그녀를 죽였을까』는 주인공 ‘석원’이 ‘은영’의 장례식을 다녀온 후, 그녀의 편지를 받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은영’이 남긴 편지와 마치 그녀와 대화하는 듯한 ‘석원’의 독백 형식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참신한 구성의 수설이다.
작가는 죽음을 통해 상처를 치유할 수밖에 없었던 ‘은영’과 슬픔과 분노를 사랑이라는 깨달음으로 승화시킨 ‘석원’을 탁월한 심리묘사로 그려내고 있다. 의미 없는 언어의 유희가 한 사람을 파멸시키는 모습을 우리는 작품을 통해 볼 수 있으며, 작가는 ‘은영’을 욕망의 대상으로만 여기던 모든 이들에게 그녀의 죽음에 책임을 져야함을 암시하며 소설의 끝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임을 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