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돌한 초대
그녀와의 만남은 언제나 그의 허를 찔렀다. 사내의 자존심을 꽉 움켜쥐었던 첫 만남, 빠른 댄스 음악에 나른하게 몸을 맡긴 채 교태어린 춤을 추던 두 번째 만남, 그리고 세 번째 만남은 이곳 연수원의 강사라니. 그렇다면 당돌한 초대에 기꺼이 응해 주지.
세 번째 만남으로 더욱 확실하게 깨닫게 된 사실이라면 강하란이란 여자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강렬한 소유욕이었다.
레즈비언이라고? 그것도 바뀔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해 보는 것도 재밌겠어. 그럼 그녀는 바이가 되는 건가?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니 단단히 준비하고 기다리길 바라지. 강하란 강사.”
-그 남자, 새한중공업 대표이사 오세강-
대표이사라는 남자의 낯익은 차가운 눈빛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분명 어디선가 한 번쯤은 맞닥뜨린 시선인 것 같은데 도통 떠오르지 않는다.
“강하란 강사님 곁에 가려면 저도 그걸 떼어 내야 하는 겁니까?”
나직하게 귓가를 파고드는 굵은 저음에 하란은 전신에 소름이 쫙 돋으며 저도 모르게 급하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걸’이라는 단어를 말할 때 세강의 음성엔 음담패설을 내뱉듯 짙은 음흉함이 담겨 있어 그가 말하는 ‘그것’이 무엇인지 대번에 알아들었다.
세상에, 그때 그 Bar!
“강하란 강사, 당신 정말 레즈비언입니까?”
“제가 레즈라면 혹시 교육원을 그만둬야 하나요?”
-그 여자, 새한중공업 연수원 강사 강하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