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바나월드
무빌 제국의 젊은 국왕, 잇수안.
달의 신전에 사는 전 대신관의 딸, 바나.
정략혼으로 맺어진 두 사람의 바나바나 월드.
“함부로 길들이지 마.”
“네?”
하늘처럼 파란 눈동자 한 쌍이 조심스럽게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잇수안은 대답 대신 반질반질 윤이 나는 바나의 눈동자를 불쑥 들여다보았다.
그러다가 쿵 소리를 내며 그대로 바나의 이마에 제 이마를 가볍게 부딪쳤다.
“그건 안 돼.”
바나가 동그란 이마를 문지르며 인상을 찌푸리자,
잇수안은 뽀얀 뺨을 멋대로 잡아당기고서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괴팍하고 고약한 국왕과 소심하고 음침한 왕비는
과연 정략혼을 무사히 이어갈 수 있을까?
“확실히…….”
조금 잠긴 것 같은 잇수안의 목소리가 바나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실패야, 정략혼은 ……책임져, 바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