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깊이 들여다보기
미야베 미유키가 시대소설을 쓰기 전에 꼭 읽는 소설의 작가는? 《메롱》의 첫머리에 인용한 작품은? 검은 망토를 입은 긴 머리의 소녀 메텔은 작가의 머릿속에서 짠하고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것일까?
이사카 코타로의 《마왕》에서는 미야자와 겐지의 《주문 많은 음식점》에서 지배인의 명령을 따르며 합리화하는 손님의 모습을 예로 들어 파시즘을 설명한다. 온다리쿠의 《초콜릿 코스모스》의 모티브는 만화 유리가면이다. 이렇게 우리가 평소 접하는 작품 속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물론 숨겨진 이야기를 몰라도 책을 읽는데 지장은 없지만 숨겨진 이야기를 안다면 이해하는 즐거움이 배가 되지 않을까?
어떤 사람이 궁금할 때는 그 사람의 가방이나 지갑을 들여다보거나 다이어리를 열어보곤 하는데 작가가 궁금할 때는 그 작가의 작품 속을 지긋이 들여다보면 작가의 독서 취향이 보이지 않을까?
이 책에서는 모리미 도미히코의 《달려라 메로스》의 모티브가 된 다자이 오사무의 《달려라 메로스》, 미야베 미유키가 시대소설을 쓰기 전에 꼭 읽는 작가인 원조 괴담이야기꾼 오카모토 기도, 우리 나라 예술가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아리시마 다케오, 마지막으로 은하수를 가로지르는 기차, 은하철도999의 모티브를 제공한 미야자와 겐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