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밤에 생긴 일
레이디 에마 에버하트는 '일'을 치르고 싶어 죽을 지경이었다. 심지어 국왕에게 달려가 "남편에게 '일'을 치르도록 명령해 주십시오."라고 청을 했을 정도였으니……. 그러나 그것은 다 그녀가 좋은 아내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 '일'을 치러야만 아내로서 남편에게 후계자를 낳아주고 국왕에게는 충성스런 백성을 낳아줄 것 아닌가. 하지만 막상 대업을 앞두고 그녀의 남편은 죽고 만다. 결국 에마는 결혼 첫날 밤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처녀의 몸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이 순결한 처녀는 영토 다툼의 틈바구니에 끼어 아모리 드 아니퍼드라는 얼굴도 모르는 기사와 결혼할 몸이 되고 말았다.
아모리는 국왕의 왕관을 지켜줄 수 있는 용감하지만 영토도 없는 가난한 기사. 하지만 그의 거칠고 잘생긴 용모는 에마의 심장 고동을 흐트러뜨리는데……. 결혼식 날 경쟁자인 다른 기사가 훼방을 놓으러 미친듯이 이곳으로 향하는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아모리는 빨리 새색시와 신방을 차려야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순진한 새색시는 '신방을 차린다'는 것의 진짜 의미조차 도통 모르고 있었다. 그녀가 상상했던 것보다도 더욱 위대하며 진실한 사랑이 있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