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고도로 떠나는 여인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인것인가? 책을 펴든 독자들은 처음부터 혼란에 빠질 수도 있디.
이야기는 길을 떠난다는 것을 전제로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이 유행처럼 떠나는 둘레길이나 먼 순례길도 아닌 낯선 길이다. 길을 떠나지 않으면 생을 이을 수 없다는 절박함에 차마고도라는 험난한 길에 이정표를 세운다. 오늘을 영위하는 모든 것들은 언젠가 어디론가 떠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삶의 엄중함을 천명한 이유는 무엇인가.
대부분의 사내들이‘여자는 알 수 없는 존재’라며 해독할 수 없는 암호처럼 생각한다. 이 소설도 그러한 여인을 주인공으로 긴 이야기를 시작한다. 기행문처럼 답사여행을 떠나고 그 가는 길에 비록 깨졌을지라도 빛나는 사금파리 같은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한다.
여행은 길이 끝나는 곳에서 시작되고 차마고도 그 길 위에서 만나질 사람들.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이 더 많은 가난함을 원망하지 않고 스스로 본연이 되고자 하는 신성과 포용. 그들은 어떻게 해서 행복의 이치를 알지 못하는 무지와 그런 척박한 삶속에서 그런 평화를 내비칠 수 있을까.
여인은 그러한 삶을 엿본다 한들 자신이 가진 멍에를 떨쳐낼 수는 없으리라는 것을 알지만 다만 거칠고 험한 길을 가면 마음이 순해질 것 같다는 기대는 버릴 수 없었다. 여인은 폭설이 멈춘 산중의 겨울밤을 떠올린다. 소나무 가지가 폭설의 무게를 끝내 이기지 못하고 분지르며 내는 소리. 생살을 베어내듯 한없는 인내와 고통을 단숨에 내던지며 지르는 그 소리는 간단하고 명료하며 한없이 경쾌하다는 것을 음미하며 여인은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