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리틀 선생의 이야기
갈수록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요즘 반려동물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불행한 것은 학대받고 유기되는 동물 또한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 포대자루에 묶인 채 땅속에 묻혔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반려견의 기사를 봤다. 개가 죽은 줄 알고 묻어 준 구조대원의 실수로 일어난 해프닝으로 밝혀졌지만,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돌리틀 선생의 이야기”는 반려동물 뿐만 아니라 동물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에서 출발한다. 돌리틀 선생이 탄생하게 된 계기부터가 저자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을 당시 참혹한 전쟁 통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말들을 가엾게 여기던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동물을 의인화하는 작품들은 종종 있었지만 이 책이 다른 점은 돌리틀 선생이 동물들 각각의 언어를 이해하고 동물들의 생각을 존중하며 공생하는 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오직 동물을 아끼는 마음만 가지고 있는 돌리틀 선생은 생활이 어려워져도 돈이나 명예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끝내 여동생 사라와도 부딪혀 혼자 남게 되어도 여전히 천하태평이다. 오히려 이를 답답히 여긴 동물들이 집안을 돌보거나 돈을 벌려고 애쓴다. 돌리틀 선생을 우유부단하다고 비난할지도 모르지만 이야기의 초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동물들과 동고동락하며 배를 빌리면서까지 저 멀리 아프리카에 있는 원숭이들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머나먼 여정을 떠나는 그의 인간성에 맞춰져있다. 아프리카를 모험하면서 겪는 사건들의 긴장감과 더불어 각 등장인물(동물을 포함하여)들의 독특한 성격을 파악하는 것도 큰 재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