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번지 뉴 여인숙의 수수께끼
‘사실적 추리소설’의 저자로 알려진 R. 오스틴 프리먼의 세 번째 장편 소설이다. 프리먼은 약학과 의학을 전공했고 박물학자, 천문학자, 토지 측량사, 항해사 등의 일을 경험하면서 방대한 지식을 쌓았다. 그리고 그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미스터리 소설을 썼다. 그는 추리에 동원되는 과학적 검증 방법들이 실제로 가능한 것인지에 주목했으며, 거듭된 실험을 통해 확증된 사실만을 소설 속에 담았다. R. 오스틴 프리먼의 작품은 손다이크 박사라는 법의학자를 창조하여 범죄를 해결해 나가는, 과학수사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케닝턴이라는 곳에서 대진 의사로 일하던 저비스 박사에게, 어느 날 한 마부가 찾아와 집에 환자가 있으니 왕진을 가달라고 한다. 알겠다고 하고 진료 도구를 챙겨 병원을 나선 그는 바깥에 대기하고 있는 조금 기이한 사륜마차를 본다. 원래 달려 있던 창문은 뜯어내고 그 자리에 나무로 된 겉창이 달려 있으며, 문은 바깥에서 잠글 수 있게 되어 있는 마차였다. 마차를 타고 가는 내내, 저비스 박사는 캄캄한 어둠 속에 놓여 있었다. 환자를 진료하면서, 그는 이 사람이 보이는 증상이 엄청난 양의 모르핀 중독으로 인한 것이라 진단한다. 그런데 환자의 친구라는 사람은 그럴 리가 없다면서 혹시 수면병이 아니냐고 계속해서 물어온다. 진료를 마치고 병원으로 돌아오는 동안, 뭔가 수상하다는 생각이 저비스 박사의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해서 그는 유명한 법의학자이자 친구인 손다이크를 찾아가 그와 상의해 보기로 마음먹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