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 봄날 - 꿈꾸는 아이와 아름다운 빛깔들의 이야기
어린시절 우리가 읽는 아름다운 동화집은 한평생 우리의 마음을 지키는 등불이 됩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를 변화시키고 타락시킵니다. 욕망과 탐욕은 우리가 지닌 순수함을 훼손시키며 갈등과 번민에 빠져들게 만듭니다. 동화의 세계는 우리가 힘들고 고통스러울 대 어머니를 불러보듯 순수와 근원의 공간입니다. 우리는 그 순수와 근원의 공간에서 우리의 본원적 존재를 떠올립니다.
김명수 그림책 『꽃들의 봄날』이 출간되었습니다. 근년 들어 시뿐만 아니라 아동문학에도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며 동화집 『마음이 커지는 이야기』(푸른그림책)와 동시집 『산속 어린 새』(창비)를 출간한 적이 있는 저자가 다시 어린이를 위해 정성을 기울인 이 책에서 시인의 빛나는 언어와 상상력을 통해 우리 어린이들의 맑은 영혼을 다채로운 빛깔로 물들여 줄 매력을 듬뿍 담고 있다.
저자는 세상이 태어날 때의 혼돈을 빛깔들의 혼돈으로 그려내며 그 빛깔들이 어떤 모습으로 아름답게 다시 태어나는지 아이들의 말을 통해 명료하게 말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결국 순수한 동심을 통해 구원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 그림책은 지은이의 깊은 사색에서 우러나온 뜻 깊은 결과물로서 자칫 어렵게 여겨질 주제를 어린이들이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려낸 미덕을 지닌다.
그림책에서 글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짧은 원고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글의 중요성은 더욱 소중하다. 『꽃들의 봄날』은 시인의 탁월한 언어적 감각이 돋보이는데 특히 빛깔들의 변화를 묘사하는 부분은 압권이다.
그림책에서 삽화는 글과 함께 동화집을 이루는 또 하나의 축이다. 화려한 색의 운용과 투명 필름을 이용한 힘 있고 부드러운 터치로 글을 보완해낸 사진작가 신윤원씨의 삽화도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