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작가의 말

작가의 말

저자
정현호 저
출판사
붉은시소
출판일
2018-03-15
등록일
2018-07-11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39M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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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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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4인물의 교차시점으로 진행되는 독특한 전개방식을 지닌 소설!

반지하에 사는 가난한 무명소설가, 고아로 자라나 역경을 딛고 복권에 당첨된 여자, 그리고 그 여자의 과거 연인이었던 막노동일을 하는 남자와, 여자의 현재 연인인 국문학과를 나온 평범한 회사원까지. 소설은 이렇게 네 사람의 시점으로 교차 진행되며 네 명의 주인공이 각자 다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한국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대략적인 내용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네 주인공이 무더운 8월 말의 주말 3일 동안 겪는 일들의 이야기이며, 그 사이에 드러나는 그들의 과거와 개인적 감정 및 생각, 주인공들 간의 일상적인 우연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 주인공은 제각각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으며,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그것이 결국 짙은 죄책감, 혹은 일련의 감정으로 폭발하는 모습으로써 나타나게 된다.

최근 들어 짧은 글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을 고려하여 시간 순서대로 네 개의 시점을 교차 배열하여 흥미를 높이고자 하였으며, 이를 통해 읽는 이로 하여금 마치 연결된 4개의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들도록 하여 글을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도록 정신적 환기를 꽤한 구성에 신중을 기하였다.


▶줄거리

[시점 A]
허름한 반지하에서 생활하던 가난한 작가지망생 A는 어느 날 자신의 오래된 노트북이 고장 나 노트북을 고치기 위해 용산으로 떠난다. 그는 용산으로 떠나는 도중 버스에서 노파의 짐을 들어주다가 한 아리따운 여성을 마주하게 되고, 여성의 의문스러운 권유로 인해 함께 식사 자리까지 가지게 된다. 이촌으로 향한 둘은 한 일식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식사를 하던 도중 여자가 권한 술을 한 잔 마신 A는 곧 정신을 잃고 마는데...

[시점 B, C]
복권에 당첨되어 졸부가 된 B는 과거의 연인이었던 C로부터 3년 만에 연락을 받아 그와의 재회를 위해 집을 나선다. 과거에 무척이나 애틋했지만 C의 사업이 무너지면서 일방적으로 갈라서게 되었던 둘은 근 3년 만의 재회에 설렘 가득한 시간을 보낸다. 모텔에서의 뜨거운 밤을 보낸 뒤 C는 B에게 같이 여행을 떠나자고 제의하고, B는 그의 말에 흔쾌히 동의하며 여수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겉보기와 달리 두 사람은 서로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채 만남을 이어간다. C는 B의 복권당첨 사실을 알게 되어 그녀의 돈을 이용해 자신의 사업을 무너뜨린 자들에게 복수하겠다는 생각으로 만남을 이어가고, B는 C가 자신의 당첨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한 채 C가 정말로 자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며 만남을 이어간다. 결국 남자는 이득을 취하기 위해, 여자는 진정한 사랑을 위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껍데기뿐인 만남을 이어간다.

[시점 D]
B의 현재 남자친구인 D는 국문학과를 나와 작가의 꿈을 버리지 못한 평범한 회사원이다. D는 B와 만난 지 1년쯤 되었지만 우습게도 B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B가 D에게 철저히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만남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B가 사는 곳, 직업, 그리고 평소에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D는 B가 그렇게까지 자신을 숨기는 부분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몽마와도 같은 그녀의 육감적 매력 탓에 쉽사리 그녀의 곁을 떠나지 못한다.
업무는 뒷전으로 미뤄둔 채 회사에서 자신이 인터넷에 연재하는 소설을 쓰는 D는 상사인 박과장에게 철저하게 깨지는 일상을 살아간다. 언젠가 책만 펴내면 회사를 때려치우겠다는 일념으로 살아가는 그의 소설은 <불친절한 김대리>라는 소설로 사회의 부당함에 대항하는 한 평범한 회사원의 연쇄 살인 스토리를 담고 있다. 회사생활에 대한 카타르시스적인 매력으로 회사원들에게 인기가 좋아 인터넷에서는 꽤나 잘나가는 D. 그러던 어느 날 거대 출판사로부터 자신이 연재하는 소설에 대한 출판을 제의받게 된다.


▶문단 한 모금

어쩌면 그녀로부터 멀어진 남자에 대한 유리감은 그저 단순한 멀어짐이 아닌 일종의 감각적 질식사였을까. 문득 마이클 잭슨의 장례식이 떠오른 그녀는 급기야 2주간 식음을 전폐하고 만다. 누구나 그럴 때가 있다. 꽉 붙잡고 있던 귀중한 것이 한순간에 떨어져 나가버리는, 삶의 모든 부질이 그 뜨거운 기운을 멈추고 텅텅 비어버리는, 신의 존재를 그 무엇보다도 강하게 부정할 수밖에 없는, 가혹한 때.
[시점 B]

씹을수록 달아 지는 시대는 이제 다 지나버렸다. 씹을수록 더욱 쓰기만 할 뿐이다. 그렇다고 뱉을 수도 없다. 우리는 제도로 입을 봉합 당한 채 쓰게 삼키고 또 씹는다. 우리는 그런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자본주의의 말로이자, 화폐라는 왕의 마지막 임기의 때를 살아가고 있다. 걱정이든, 근심이든, 불행이든, 불안이든, 이젠 본인 스스로가 다 씹어 삼켜야하는 때인 것이다.
[시점 C]

다리를 움직이곤 있지만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내 다리를 누군가가 조종하고 있다. 그 무게감도, 발바닥의 촉감도, 모두 내 것이 아닌 기분이 든다. 그저 자연현상처럼 다리가 움직인다.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달이 뜨고 지는 것처럼, 그저 무감각하게 앞으로 전진 한다. 고통도, 기쁨도, 환희도, 슬픔도, 모두 느끼지 못한 채, 그저 앞으로 전진 한다. 이 무감각한 다리는 꼭 우리를 닮았다. 정보의 홍수에 빠져 발버둥치는 현대인을 닮았다. 그저, 앞으로만, 전진하는, 바보 같은, 기계들.
그래, 우리에겐 낭만이 없다.
[시점 A]

여자는 참 이상한 존재다. 문득 나대리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여자들의 불안이란 게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시발되는 것인지 무진장 궁금해졌다. 방금 전까지 아무렇지도 않던 여자가 별 대수롭지도 않은 일에 지나칠 정도로 불안해한다. 이런 상황에 떨어진 남자는 골치가 아프다. 저 불안을 없앨 방법도 제대로 모를뿐더러, 저 불안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거란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시점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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