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의 뜨락에
내 생의 반은 어둠이었다 / 그 어둠에 시달리며 별빛도 없는 칠흑 같은 밤에 갇히다 / 아침 해 부스스 떠오르면 밤의 여진에 온종일 핏기 잃고 / 얼굴에 그늘이 지곤 했다 / 어릴 적부터 글을 좋아해 습작해두었던 많은 시어가 / 햇빛을 보지 못하고 쌓여갈 때 / 마음은 답답하고 어눌하기 그지없었다 / 어둠으로부터 빨리 헤어나야 했다 / 늦깎이로 등단한 바쁜 마음에 / 시를 쓰고 시집을 펴내기 시작하면서 / 어둠은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 오늘도 삶을 지탱해주는 수많은 시어가 / 함초롬히 마음 붙들어주어 / 등단 6년 만에 다섯 번째 시집을 펴내는 기쁨을 만끽한다 / 더욱 좋은 시를 위해 동분서주하며 / 새로운 삶을 엮어갈 것이다 -‘시인의 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