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좋게 받아들이세요
“2016 SICBA 베스트 그래픽노블, 2016 Independent Spirit 금메달”
성폭력 예방 프로젝트
전 세계 남녀가 실제 경험한 폭행과 학대의 현장을 그리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
전 세계 남녀가 실제 경험한 폭행과 학대의 현장을 그리다
『그냥 좋게 받아들이세요』는 단지 개인적인 경험을 그린 그래픽노블 작품이 아니다. 전 세계 남녀가 실제 경험한 폭행과 학대의 현장을 담아 낸 이 책은 ‘성폭력 예방 프로젝트’로써 이제 우리가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생각하게 한다. 학대와 괴롭힘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기에 우리 모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희생자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남녀 모든 연령대를 막론하고 성폭력을 경험한 익명의 인터넷 사용자들 증언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자유로운 형식의 20가지 짧은 이야기와 삽화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 마리아 스토이안은 낯선 사람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변덕에 따라 사적 혹은 공공장소에서 학대와 폭력이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하며 이번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들려준다.
“성폭행을 당한 일에 대해 용기 내어 말했을 때 엄마는 제일 먼저 내게 어떤 옷을 입고 있었느냐고 물었다.” 여자는 품위가 단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데 책임이 있다는 것이었다. 졸업 작품 프로젝트로 성폭력의 정신적 외상이 현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일상생활에서 이는 어떻게 다루어질지 토론하던 중 나온 이야기다. 그 밖에도 “어머, 나도 그런 일이 있었는데.”라든가 “그 얘길 듣고 보니 내가 경험했던 일이 생간난다.”라든가 “예전에는 말 못했는데 이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반응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이 경험담을 책으로 만들었다. 모두가 읽고 공유하도록. 그럼으로써 문제의 근원이 여성의 ‘존엄성’ 부족에 있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피해자가 무시당하지 않고 분명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피해의 생존자들, 나는 그들의 폭로가 일종의 치유 과정이 되길 바랐다. 그리고 방관자들 또한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이 문제에 관한 조치를 취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런 일들이 실제 삶에서 매우 흔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라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시작했다. 책을 읽고 분노와 무력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토론에는 힘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변화를 꾀하기를 열망한다. 사회는 공공연한 폭력이 처벌되지 않는 문화를 만들어냈으며 희생자는 말하지 않기 때문에 추론될 뿐이다. 침묵 속에서 홀로 고통당하기보다 함께 이야기할 때 우리는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서문: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하나: 내가 열다섯 살 때였다. - 8
둘: 나는 집에만 틀어박혀 지냈다. 몇 주 동안이나. - 14
셋: 배신감, 죄책감, 자기혐오, 그때의 감정들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 - 17
넷: 크림소다와 피자까지는 기억하는데 내가 어쩌다가 그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지 아직도 의문이다. -23
다섯: 그동안 나는 낯선 사람들이 나를 만질 때 그러지 말라고 말하지 못했다. 단 한 번도.
그날 그 일이 있기 전까지. - 27
여섯: 에든버러 버스정류장에서였다. -31
일곱: 난 무서워서 이 모든 걸 시키는 대로 다 했다. 너무 어려서 이해하지도 못하는 것들을.
야단맞는 게 두려웠기 때문이다. -34
여덟: 아니면 내가 너무 순진했던가… - 38
아홉: 이후로 다시는 그를 보지 못했다. - 43
열: 그날 밤 어떤 식으로든 부탁을 하지 않았다면 내게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모르겠다. - 49
열하나: 아무리 애써도 잊히지 않는 경험.
벗어나는 방법을 배울 때까지 내면 깊숙이 오래 남아 천천히 몸 전체를 잠식해나가는 기억. - 53
열둘: 바람결에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년은 뭐가 그리 큰 문제였는지 몰랐다고… - 60
열셋: 그 시선을 묘사하기란 어렵다. 내가 어떤 느낌이었는지 얘기하면 아마 이해가 빠를 거다. 역겨웠다. - 65
열넷: 그들이 내 뒤를 따라오면서 치근덕댔다. ‘오스카 더 그라우치, 오스카 더 그라우치.’ - 68
열다섯: 정확히 몇 살 때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춘기 전이었다. - 73
열여섯: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갑자기 너무 놀라고 화가 났을 뿐이다. - 76
열일곱: 그가 내 말을 알아들었기 바란다. - 80
열여덟: 나는 일부러 입구 반대쪽 구석의 칸막이 벽 뒤에 숨겨진 책상을 선택했다.
그녀가 내 프라이버시를 침범하지 않도록. 하지만 그녀의 스토킹은 계속되었다. - 85
열아홉: 길에서 남자들한테 성희롱을 당하곤 했지만 이 경우는 유별났다. - 89
스물: 나는 침대 옆 땅바닥에 그대로 드러누워 있었다. 감각을 잃은 채 아주 오랫동안. - 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