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잊어버린, 그래서 잃어버린 내 언어들이 오늘 밤 먼지 낀 가로등 아래서 떨고 서 있다. 되돌아갈 곳 없는 여행길, 서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걸어왔다. 돌아보니 지나온 길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영원이라는 놈이 꼬리를 내리며 쉬어 가잔다. 인간의 영혼을 사냥하기 위해 길 위에 신기루를 만들고 끈기 있게 기다릴 줄 아는 언어는, 온갖 사치스러운 죽음의 꽃마차를 준비한 채. 오로지 서쪽만을 향해 열려 있다.
저자소개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 전문가 과정
목차
도시의 정령들메모리얼 다이아몬드빨간 지갑구멍 속의 축제불바라기난지도의 노래목마의 환상건널목다락방 남자 준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