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회의한다 - 언택트 시대 혼자 일하는 업무의 정석 | 가장 완벽하고 효율적인 생각 정리의 기술
우리는 늘 바쁘다. 언제나 ‘해야 할 일’들에 둘러싸여 있다. 그러다 보니 “언젠가는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거야.”라며 당장의 스트레스나 정신적 피로감을 회피하곤 한다. 물론 그런 삶도 멋지고 박수 받아 마땅하겠지만, 인생의 목표와는 무관하게 그저 눈앞에 놓인 일들을 처리하는 데만 급급한 것이 과연 한 번뿐인 인생을 가장 현명하게 가꾸는 방식인지는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가슴 뛰는 삶을 만들어줄
5가지 유형의 혼자회의
회의(會議)란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의견을 주고받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문제가 발생했을 때 여러 의견을 모아서 보다 좋은 답을 도출하기 위한 방식으로 회의를 택한다. 분명 다른 사람들과 의논하면 더 좋은 답을 찾는 경우가 많다. 팀 내 경영실적 향상을 위한 방안이나 조직력 강화를 위한 팀워크 개선 방법 따위를 정하는 것이라면 분명 여러 사람들이 생각을 모으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 각자가 살아가는 비전이나 인생의 가치관에 관한 것 등이라면 다르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 혼자 회의한다』의 저자 야마자키 다쿠미는 외부에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바쁜 삶의 태도를 지적하면서, 이렇게 해서는 ‘오롯이 자신을 위한 삶’을 살 수 없다고 말한다. 즉, 문제 자체가 자신에게서 시작되어야 하며, 그 문제를 던지는 자체로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혼자서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적극적으로 주제를 세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 바로 그가 제안하는 ‘혼자회의’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혼자회의’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하는 것일까? 이 책에서는 이를 다음과 같은 4단계 과정으로 설명한다.
‘문제가 무엇인가?’ →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는가?’ →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까?’ → ‘○○한다’
이렇게 도출된 ‘해야 할 일’은, 기존의 수동적으로 주어진 ‘해야 할 일’이 아닌, 스스로가 절실히 하고 싶은 ‘To Do 리스트(해야 할 일)’가 된다.
저자는 또 ‘혼자회의’를 진행하기 위해서 ‘혼자 생각하고 싶다면 여기!’라고 할 만한 공간을 미리 정해두라고 말한다. 호텔 라운지, 새로운 카페 등 새로운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의욕을 불러일으킬 만한 스위치 역할을 할 기분이 드는 공간이라면 어디든 괜찮다. 그는 그중에서도 이동 시 대중교통 안이 가장 좋은 ‘혼자회의 공간’이라고 추천한다. 어쩔 수 없이 한 공간에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이 공간이야말로 ‘혼자회의’에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30분 정도 걸리는 지하철, 8시간 걸리는 비행기 등 이동 시간에 따라서 고민할 주제를 달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저자는 이러한 ‘혼자회의’를 통해서 진행할 수 있는 대표적인 회의 유형으로 다음과 같은 5가지를 꼽는다. 첫째, 무엇을 고민할 것인지 주제를 결정하는 ‘테마회의’가 그것이다. 저자는 혼자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질문’이라고 말하며, 좋은 질문은 좋은 회의를 이끌어내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 둘째는 ‘문제대책회의’로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위해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일단 모든 문제를 다 끄집어낸 후에, 해결할 수 있는 것, 버려야 할 것 등을 분류하고, 실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그 방법과 도와줄 사람 등을 찾아내는 과정이 바로 이 회의 유형에 속한다. 셋째는, ‘프리회의’로서, 이는 혼자서 하는 브레인스토밍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종종 마음속에 있는 모든 것들을 여과 없이 기록하고 생각하면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풍성해진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넷째는 ‘스케줄회의’로서, 다른 사람과의 약속, 스케줄 표 사용법, 잠깐의 시간을 ‘설레는 삶’을 위한 것으로 만드는 아이디어 모색, 자신의 조력자 찾기 등에 대한 과정이다. ‘혼자회의’의 마지막 유형은 ‘정보수집회의’로서, 무계획적인 목표라고 하더라도 때로 잡지나 인터넷 등을 보면서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에 대한 정보를 모아두면 나중에 큰 자산이 된다고 설명한다.
진짜 ‘나다움’을 찾아주는 “혼자회의”라는 힘
『나 혼자 회의한다』는 얼핏 보면 혼자서 회의하는 방법만 늘어놓은 책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의 백미는 바로 마지막에 있다. 마지막 장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혼자회의 고급편’에서는 그동안 우리가 수많은 것들을 배제해오며 타의적으로 만들어온 ‘자신다움’에 대해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이러한 ‘자신다움’은 우리의 삶에서 한 번 규정되면 늘 그렇게 유지되려는 성질을 가진다. 그래서 저자는 ‘나다움’ 자체를 새롭게 변화시켜야 진정으로 가슴 뛰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조언한다. 즉, ‘나다움’이라는 규정 자체가 바뀌면,이 새로운 ‘나다움’을 지키기 위해서 기존에 생각하던 ‘나다움’이 멀리 달아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항상성의 힘을 빌려서 지금 목표로 하고 있는 지점에 도달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저자는 ‘새로운 나다움’은 애초에 우리 자신 안에 있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누구도 아닌, 나와의 소통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라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지금껏 어쩔 수 없이 해오던 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들 대신에, 절실히 하고픈 일들로 가득 채운 삶, 가슴 뛰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묻는다. “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