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 디자이너의 근무일지 09
다들 첫 출근날의 발걸음, 통장에 찍힌 첫 월급을 기억하시나요?
너무 까마득한 옛 날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 분도,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일이라 막연한 상상만 하시는 분도 계시겠죠!
전 회사를 다니면서 학생때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감정과 상황들 앞에서 혼란스러웠답니다.
어른이 된 듯한 뿌듯함이 들면서, 다시는 학생 때로 돌아갈 수 없다는 씁쓸함이 밀려오는데,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업무에 감정을 음미할 새가 없어죠.
하지만 생활툰을 그리자고 결심하고 나니, 만화 스토리를 짜기 위해 과거를 되짚어 볼 일이 많아졌어요.
그때 왜 그런 행동을 했지? ,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꼬꼬마였구나 , 와! 나 진짜 대단한 것 같아!
대견하기도 하고, 끔찍하기도 한 과거를 복기하면서 과거의 저 자신을 한 발 떨어져 구경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덕분에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생각과 감정이 정리되면서 한결 차분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만약 여러분에게도 얽힌 실타래처럼 방치되었던 이야기가 있다면, 이 만화는 그것을 들여다보게 하는 작은 실마리였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