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의 세 번째 작품으로 선정된 『군주론』은 세상에서 흔히 생각하듯이 희귀한 내용이 담긴 저서가 아니며, 권모술수의 경전은 더더욱 아니다. 이 책의 특징은 어디까지나 현실에 입각하여 통치자의 도리를 설파한 정치철학이라는 데 있다. 마키아벨리의 다음과 같은 말이 그 사실을 잘 입증해 주고 있다.
“새로 주권을 잡은 군주는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는 선행을 다 이행할 수 없는 법이다. 나라를 지켜 나가기 위해서는 신의, 자비, 동정, 신뢰 등과 정반대되는 일을 해야 할 경우가 자주 있다.”
이 말은 오늘날에도 그대로 들어맞는다. 얼마나 사물을 솔직하게 간파하는 말인가? 마키아벨리는 자기주장을 그럴듯하게 감싸서, 상대는 물론 자기 자신까지도 기만하는 일을 무엇보다도 싫어한다. 따라서 운명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내 안에 인색함을 갖추고 상대에게 두려움을 주고 약속을 지키지 않을 정도의 과단성과 임기응변, 그리고 더 큰 도덕을 위한 부도덕과 함께 진정한 선을 이루기 위해 악행도 서슴지 않을 용기를 가진다면 행운의 여신은 당신에게 미소를 지을 것이다.
저자소개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 공화국의 외교관이자 탁월한 정치이론가. 이탈리아(피렌체)의 관료이자 외교관이자 군사 전략가였으나, 말년의 저술로 정치사상가의 반열에 오른 마키아벨리는 피렌체에서 몰락한 귀족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의 기록은 많지 않은데, 변변치 않은 교육 환경에서 홀로 역사와 정치에 관한 공부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청년 시절에는 말직으로 근무하다가 서른 살이 되어서야 80인회의 사무국의 서기에 임명되었고, 능력을 인정받았는지 곧 10인군사위원회의 사무국장과 서기를 맡았다.
1492년 피렌체가 ‘위대한 로렌초(로렌초 일 마니피코)’의 사망으로 통치력 부재 상황을 맞았을 때, 마키아벨리는 공화국의 외교관으로서 국운이 풍전등화인 피렌체를 살려내려고 강대국 사이를 필사적으로 오갔고, 국제 정치의 민낯을 낱낱이 목격하며 ‘강한 군대, 강한 군주’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교황청에 사절로 파견갔다가 만난 발렌티노 공작(체사레 보르자)에게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해줄 강력한 신생군주의 역할을 기대했지만 체사레는 맥없이 병사해버렸다. 마키아벨리는 시민군 양성을 추진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메디치 가문이 군주로 돌아오자 공화국의 일꾼이었던 죄로 감옥에 갇혔다. 이후 특별사면을 받고 나와서 새 군주 로렌초 데 메디치에게 ‘필요한 경우에는 비도덕적인 수단도 행사해서 평화를 지키는 강력한 지도자가 되어라’는 조언을 담은 『군주론』을 썼다.
1506년에 피렌체 시민군의 조직을 계획하여 이듬해 9인위원회의 서기장이 되어 피렌체의 정복 전쟁에서 군대를 양성하는 책임을 맡았다. 1512년에 공직을 떠난 그는 산 카스치아노 근처의 저택에서 집필하며 루첼라이 가문의 소유인 오르티 오리첼라리 정원에서 여러 문인을 만났다. 이때 그는 메디치가의 요청을 받아 주로 통치론에 관한 글을 써 권력자들에게 헌정했다. 그러나 그는 불우한 말년을 보내다 1527년에 사망했다.
대표 저서로는 『군주론』을 포함하여 『카스트루치오 카스트라카니의 생애』, 『결혼한 악마 벨파고르』, 『리비우스 역사 논고』, 『만드라골라』, 『우리나라의 언어에 관한 연구 또는 대화』, 『이탈리아 10년사: 1494~1504』, 『전술론』, 『카피톨리』, 『클리치아』, 『트리시노』, 『프랑스 사정기事情記』, 『피렌체 정부 개혁론』, 『피렌체사』, 『황금 나귀』, 『후회에 대한 권고』 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는 말 |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라니콜로 마키아벨리가 위대한 로렌초 메디치 전하께 드리는 편지제1장 국가의 종류 및 그 획득 방법들제2장 세습 군주 국가에 대하여제3장 복합 군주 국가에 대하여제4장 알렉산드로스 대왕에게 정복된 다리우스 왕국제5장 자치적이던 도시나 국가를 통치하는 방법제6장 스스로의 힘으로 얻은 신생 군주국제7장 남의 무력을 빌리거나 요행으로 얻은 주권제8장 악행을 사용하여 군주가 된 자들제9장 시민 군주국제10장 군주국의 국력은 어떻게 측정되어야 하는가제11장 종교 군주국제12장 군대의 종류와 용병제13장 원군, 혼성군, 국민군제14장 군사에 관한 군주의 의무에 대하여제15장 군주가 칭송받거나 비난받는 원인들제16장 넉넉함과 인색함제17장 잔인함과 인자함, 그리고 사랑을 받는 것과 두려움을 받는 것의 우열에 대하여제18장 군주는 어디까지 신의를 지켜야 하는가제19장 경멸과 미움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제20장 요새 및 그 밖에 군주가 의지하는 방편들은 유용한가 손실인가제21장 군주가 명성을 얻으려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제22장 군주의 측근 대신들제23장 아첨하는 신하를 어떻게 피할 것인가제24장 이탈리아의 군주들은 왜 영토를 잃었는가제25장 인간사는 얼마나 많은 운에 지배되는가, 그리고 인간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제26장 외적의 지배로부터 이탈리아를 해방하기 위한 호소마키아벨리의 생애와 시대적 배경마키아벨리 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