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7 Planets 4
[책소개]
The 17 Planets 제4권.
황폐화된 지구를 떠나 발견한 제2의 태양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여러 행성중 최고의 환경을 자랑하는 세번째 행성 에릴린.
행성의 통치권을 노리는 세력에 의해 왕자는 왕위수여를 앞두고 여인으로 몸이 변하는 사고를 당한다. 동료와 함께 왕궁을 떠나게 된 왕자는 자신의 행성을 되찾기 위한 힘든 여정을 시작하게 되는데...
얽히고설킨 여러 사건들과 함께 그들의 작전은 시작되었다.
본문 6. 메리골드 작전 中...
에릴린 왕궁과는 조금 멀리 떨어진 북쪽의 작은 소도시.
도심 외곽의 해안가를 따라 붉은색 소형 셔틀 한대가 다른 셔틀들의 흐름에 맞추어 이동중이다. 고도5m, 속도 80km/h 이하 라고 적힌 안내판이 가끔씩 셔틀위로 지나갔다.
셔틀을 조종중인 화사한 옷을 입은 여인의 옆 빈자리엔 꽃다발과 속이 보이는 투명 케이크 상자가 놓여있었다. 소규모 건물들이 푸른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듬성듬성 자리잡고 있는 이 지역의 풍경을 즐기려는 듯 조금 서늘한 날씨임에도 창문을 연 채 셔틀을 몰던 여인은 검문소가 시야에 들어오자 속도를 줄였다.
정차된 셔틀의 창문 옆으로 다가온 병사가 여인에게 말했다.
"실례합니다. 검문중이니 면허증을..." 병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미리 꺼내들고 있던 면허증을 내밀며 여인이 말했다.
"왜이리 검문을 많이 하죠? 벌써 세번째에요."
다소 불만이 섞인 목소리였지만 병사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는지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말했다.
"연합회의 때문에 그렇죠 뭐...저희도 많이 피곤하니 이해해 주세요."
면허증과 여인의 얼굴을 대조한 병사는 셔틀의 실내를 둘러보았다. 기분 좋은 향이 그의 코끝을 자극하자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그가 말했다.
"미인이시네요. 어디 좋은 곳에 가시나봐요."
"남자친구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가는데 늦었어요." 면허증을 빨리 되돌려 달라는 듯 손을 내밀며 조금은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여인에게 면허증을 건네주고는 가볍게 거수경례를 한 병사...
"아..이런.. 안전운전 하세요~ (역시 임자가 있었구나..)"
다시 출발하는 셔틀을 보며 아쉬워하는 병사..
여인의 셔틀은 얼마지나지 않아 꽃담장으로 둘러쌓인 조그만 마을 입구로 들어섰다. 마을의 포장된 주도로를 벗어나 민가 사이로 난 비포장길을 따라 조금 이동을 하니 꽤 규모가 큰 꽃농장이 여인의 셔틀 앞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초행길이었는지 무사히 도착을 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쉰 여인은 유리로 된 건물 입구옆에 셔틀을 세웠다.
셔틀의 문을 열고 조심스레 흙으로 된 땅에 발을 내딪은 여인은 주변의 꽃들과 잘 어울리는 흰 벙거지 모자에 나풀거리는 연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손에 들린 베이지색의 작은 핸드백과 연한 살구색 스타킹, 연분홍색 샌들도 그녀와 잘 어울렸다. 짙은 갈색의 단발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주변을 둘러보고는 입구로 발걸음을 조심스레 옮기는 여인...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밖의 꽃들과는 또다른 수많은 종류의 꽃들이 그녀를 반겼다. 한쪽에서 꽃에 물을 뿌리고 있던 노인이 물통을 내려놓고는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색이 바랜 그의 청색 옷과 손때묻은 회색 모자가 농장에서 일한 그의 오랜 세월을 대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