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피라예
이 책의 주인공 피라예는 터키의 국민시인이라 불리는 나짐 하크메트의 연인 하티제 피라예에서 따온 이름. 저항시인으로 알려진 나짐의 연인이자 아내였던 피라예는 터키인들에게는 불멸의 여신과 같은 존재다. 『내 이름은 피라예』에 등장하는 피라예 또한 나짐의 연인처럼 열정적이고, 자신의 인생을 사랑할 줄 아는 아주 멋진 여성이다.
알 수 없는 미래는 불안하지만, 한편으로는 다가올 일들에 가슴 설레던 우리 안의 ‘그녀’는 사회통념과 부딪쳐 깨지고, 스스로와 적당히 타협하며 외롭고, 아프고, 슬픈 존재로 박제되어 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속 감춰둔 꿈을 날카롭게 벼려 마음 깊숙이 넣어두고, 간혹 느껴지는 날카로움으로 그녀 자신이 아직 살아있고, 아직 꿈꿀 권리가 있다는 것을 자각한다.
책은 사회가, 가족이, 자신이 쳐놓은 울타리를 벗어날 수 없어 갈등하는 삶의 단면들을 보여주지만, 삶에 대한 열정의 끈을 결코 놓지 않는 그녀 앞의 생은 여전히 계속될 것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