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선미(先美)의 일기
나는 이 책에서 당신의 아름다운 이미지 이름 『先美』를 가명으로 바꾸기가 싫어서 그대로 이 세상에 드러내놓았소. 당신의 짧은 생애는 『내 모습 이대로……!』의 성례전 노래와 같았기 때문이오. 어차피 세상에 공개된 우리의 사생활의 영욕(榮辱)과 공과(功過)는 가리워질 수 없음이오. 당신의 꾸밈없는 들국화 삶 속에는 아름다운 장미꽃 봉우리가 간직된 높은 격조의 영혼의 노래가 있었다오. 당신은 나와 우리 아이들에게 참 인간의 향기를 남기고, 영원히 갔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