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마 이야기
삶과 죽음의 경계에 갇힌 이들의 엇갈린 운명과 슬픈 사랑.
늙지도 죽지도 않지만, 영원히 행복해질 수도 없는 한 남자의 이야
기.
인류의 오랜 염원, 불로불사(不老不死)의 능력을 갖게 된다면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염마 이야기』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양성할 목적으로 제정한 '골든 엘리펀트상'의 제 1회 대상(공동수상) 수상작이다. 이 작품은 우연한 계기로 불
로불사의 삶을 살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자기 자신과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의 슬픈 운명을
신비로운 분위기와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그려낸다.
소설은 1800년대 중반, 막부 말기에서 시작해서 다이쇼 시대, 쇼와 시대를 거
쳐 전쟁 말기인 1945년까지 일본의 근현대를 배경으로 하며, 공간적으로도 교토, 에도(도쿄), 요코하마, 나가사키 등 여러 무대를 거친다. 작
가는 각 시대와 상황에 맞는 에피소드를 다양하게 배치해 빠르게 전개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극에 대한 몰입을 놓치지 않는
다.
막부 말기, 살인에 환멸을 느끼던 조슈 출신의 무사 이치노세 아마네는 신선조에 밀정으로 들어갔다가 발각된 후 치명상을 입
고 문신사인 호쇼 바이코 앞에 쓰러진다. 바이코는 아마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그의 손바닥에 절대로 새기면 안 되는 불로불사의 염원을 담
은 신귀 문신을 한다. 늙지도 죽지도 않는 운명이 굴레에 빠진 아마네는 고도의 문신 기술을 익혀 문신사 호쇼 염마로 거듭난다.
이 책에서는 불로불사의 몸이 된 염마의 눈을 통해 인간 사회의 다양한 모습들을 들여다본다. 막부 말기의 이야기부터 일본이 타국과의 전쟁
을 계속하던 18세기 말, 일본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면서 막을 내렸던 세계대전까지. 작가는 이러한 소재를 바탕으로 어떤
존재보다도 잔혹한 우리 안의 악에 대해 다루는 한편, 그런 자기 내면의 악에게 지지 않으려는 염마의 싸움을 통해 아직 꺼지지 않은 희망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