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무엇인가?
동서양의 공간을 물론 역사학이라는 영역을 뛰어넘어 현대인의 필독서로 자리매김한 『역사란 무엇인가』의 번역본이다. 출간된 지 50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카(E. H. Carr)가 주창한 역사 연구 이론과 그의 역사 인식은 여전히 사회 · 문화 · 정치 · 경제사를 공부하는 후학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으며, 또한 세계의 정치·경제적 위기를 진단하거나 국제적인 역학관계를 재조명할 때 어김없이 논의의 준거나 중심 테마가 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명확한 역사인식의 태도를 보여준다. "역사가의 과제는 단지 사실을 사실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 랑케의 주장에 대해 "사실은 스스로 말하는 게 아니라 역사가가 말을 걸 때만 말한다"며 해석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의 역사학에 관한 정의 역시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역사의 진보를 끝까지 믿었던 합리주의자, 혹은 진보주의자로서의 그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