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의 기술
조선 최고의 거상 병영상인이 말하는 장사의 비밀
한국 최고의 거상 개성상인과 견주어지는 병영상인은 대체 어떤 존재일까? 우리는 개성상인 못지않은 성실함과 기지를 갖추고, 전국적으로 다양한 판매망과 상품 수급망을 구축하며 독자적 세력을 키워나갔던 병영상인의 경영 마인드(‘밑바닥 정신’)를 오늘날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병영상인의 후예인 김주진 앰코테크놀로지 회장은 병영상인의 상업정신이 한국형 기업가정신의 원형을 이룬다고 판단,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고뇌하는 많은 이들에게 나아갈 바를 제시할 것이라고 추천했다.
병영상인이 성공할 수 있었던 까닭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전라도 병마절도사영 설치라는 시대적 상황과, 이어 그들이 최대한 장사 기지를 발휘해 전국적으로 다양한 판매망과 상품 수급망을 구축한 점, 어떤 고난도 이겨내는 그들의 ‘밑바닥 정신’ 등을 꼽을 수 있다. 아주 작은 것부터 팔면서 물건을 취급하고 또 손님을 상대하는 장사 수완을 체득한 것이다. 객지에서 상업을 하려면 6~7년은 버텨야 한다는 말이 있다. 대부분의 상인들은 이 기간을 감내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병영 사람들은 밑바닥부터 줄곧 고생을 해왔기에, 이를 악문 채 버텨내고 전국의 시장 상권을 장악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