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와 the 장창훈 시인의 감성시집
시작하며
14년전, 문학세계에 등단했던 기쁨은 지금도 가슴이 설레인다. 시는 내 영혼의 원천이다. 내 시의 스승은 '영감의 시'를 쓴 정명석 시인이다. 그의 시를 읽고 있으면, 만물은 만가지 단어로 말을 걸어온다. 나의 펜도 어느덧 지면을 걷기 시작한다. 비유와 상징과 실체의 연관성, 축소와 확대를 통한 인생의 본질을 알려준 그의 시를 통해 나도 시인이 되었다.
14년 전, 시인이 된 후 1년에 하나의 시 작품을 남겼다면 9편의 시가 남겨져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시의 오아시스를 찾아 세상의 사막을 걷다보니, 시는 없고 기사만 있다. 기사는 육하원칙에 의한 비판적 칼날이다. 내 마음속 깊은 감정의 골짝은 전문가의 실체적 용어로 메꿔야하고, 자료로 증명되지 않는 표현은 절제되야한다.
기사와 시는 동쪽과 서쪽처럼 먼 거리에 있다. 지면의 이쪽과 저쪽을 오가며 나는 여전히 시의 끈을 놓지 않았다. 내 모든 기사의 끝은 시를 향한다. 내 시는 언제나 하늘을 향해 이 땅에 인생의 발자국을 남기고자 하는 영혼의 울림이 되고자 한다. 그러한 과거의 삶을 돌아보다, 추억의 시를 길러 올려본다.
나에게 시를 알려준 분은 두 분이다. 국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님으로 활동하는 신대철 교수님(무인도를 위하여)에게 시를 직접 배웠고, 정명석 시인(영감의 시 베스트셀러 작가)을 통해 시인의 양심(良心)을 배웠다. 시(詩)는 곧 삶이고, 인생이고, 모든 문학의 압축된 '얼음'과 같다. 강민숙 시인(노을속에 당신을 묻고 베스트셀러 작가)도 시인은 구도자의 길을 가야한다고 늘 나에게 말했었다. 이렇게 나의 배움은 거대했으나, 생활은 언제나 미흡하여 언론인으로서 시(詩)와 다른 방향으로 살다가, 이제서야 그동안 써왔던 시집을 출판하게 됐다. 신대철 시인, 정명석 시인, 강민숙 시인 모두에게 나의 진심을 담아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2014년 7월 18일
장창훈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