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에게 절대적 영향을 끼친
러시아 인도주의 문학의 선구자 니콜라이 고골의 단편집 《외투, 코》
러시아 문학에 사실주의를 완성한 작가 고골은 이른바 비판적 사실주의의 창시자로서 러시아 문학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19세기 러시아 사회는 대혼란을 겪게 되고, 빈부의 격차가 날로 심해져 갔다. 니콜라이 고골은 이러한 당시의 사회상을 문학작품에서 나타냈다. 현실의 어두운 측면, 사회 최하층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 낸 고골의 문학은 이후 러시아 문학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그의 사실주의는 사회적 부패요소를 제거하고 보다 건실하고 밝은 미래에의 길을 개척하려는 인도주의적인 염원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다.
고골은 주콥스키, 푸슈킨 등의 정신을 이어받고 그 위에 비판적 리얼리즘의 기반을 쌓아 중, 단편소설로 작품화하였다. 이는 운문의 시대였던 러시아 문학을 산문의 시대로 바꾸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고골의 작품 중에서 특히 〈외투〉는 도스토옙스키가 “러시아 문학은 〈외투〉에서 나왔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파급 효과가 있었다.
추악한 현실세계에 대한 증오와 삶에 패배한 ‘자그마한 사람들’에 대한 동정을 나타낸 제정러시아의 수도 페테르부르크에서 벌어지는 세 가지의 고골의 리얼리스틱한 이야기 〈외투〉 〈코〉 〈네프스키 거리〉를 만나보자.
저자소개
1809년 폴타바 지방에서 폴란드-우크라이나계 소귀족 집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문학을 좋아했으며, 고교 시절에는 직접 희곡을 써서 공연을 하고 잡지를 발행하기도 했다. 네진의 김나지움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문화 예술을 섭렵했고, 알로프라는 필명으로 낭만주의 시와 서사시, 이야기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1828년 김나지움을 마친 뒤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서는 관공서에서 일을 하기도 했으나 작가로서의 소명 의식을 가지고 시와 소설들을 발표했다.
작가로서 명성을 얻은 것은 총 여덟 편의 단편소설을 수록한 첫 소설집 『디칸카 근교의 야화』(1831~32)가 발표되면서였다. 우크라이나를 배경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다룬 이 소설들이 큰 인기를 누리면서 고골은 순식간에 유명 인사가 되었다. 이때부터 푸시킨과 같은 문호들을 만났고, 1830년대 대부분을 역사, 드라마, 에세이, 픽션 등 다양한 문학 장르를 실험하는 데 보냈다. 1835년에는 『아라베스크』와 『미르고로드』가 출간되었다. 『아라베스크』는 고골의 사실주의 기법이 확립된 단편 「광인일기」, 「초상화」가 포함된 글 모음집이며, 『미르고로드』는 환상성·풍자성이 도드라진 네 편의 작품을 담은 소설집이다. 「코」와 「마차」는 1836년 각각 개별적으로 문학잡지에 발표되었고, 같은 해에 『감찰관』이 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되어 호황을 누렸다. 『감찰관』은 고골이 자신의 창작 경향을 사회에 대한 비판과 풍자로 새롭게 전향하는 첫 번째 작품이다.
1836년 이후로는 로마 등 주로 외국에 거주하면서 『죽은 혼』 1부를 집필하였다. 고골의 문학적 역량이 집결된 대작 『죽은 혼』 1부는 1842년 출판되어 문단에서 거의 절대적인 호평을 받았고, 같은 해 전집에 포함되어 발표된 「외투」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배경으로 한 걸작 단편소설이다. 1840년대를 거치며 작가로서의 자신의 재능에 회의를 느낀 고골은 악에 대해 풍자한 지금까지의 소설과는 다른, 도덕적 완성과 악에서의 부활을 그린 『죽은 혼』 2부를 집필하기 시작하나 실패한다.
결국 극심한 우울증에 빠져 단식을 단행하다 1852년 마흔세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고 모스크바에 묻혔다. 그의 사인은 의학적으로 기아, 티푸스 혹은 우울증으로 규정되어 왔으며 그의 영혼이 유탈 이체한 상태에서 생매장되었다는 주장이 20세기 초에 제기되어 유력한 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늘날까지 그의 죽음은 출생보다 더 신비로운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고골은 사실주의 문학의 창시자로서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사실주의적 묘사 기법과 풍자적 문체로 도스토옙스키를 포함한 후대 작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