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를 하는 마음
“이 책이 의미 있을 단 한 사람을 위해”전-자해러이자 현-임상심리학자가 두 세계를 오가며 써내려간 은밀한 러브레터이자 다정한 보고서『자해를 하는 마음』은 그동안 자극적인 기사로 소비되거나 학문적 영역에서만 다뤄지던 자해를 본격적으로 파헤친 첫 대중교양서다. 이 책을 쓴 저자 임민경은 자해를 연구하는 임상심리학자이자 전-자해러다. 그는 책에서 당사자 입장에서 겪은 경험과 생각, 당시의 심정을 조심스럽게 꺼내 보여주는 한편, 연구자답게 과학적이고 객관주의적 관점을 견지하며 국내외 연구 논문과 역사 문헌을 꼼꼼히 톺아본다. 본인의 한정적인 경험을 넘어 더 많은 자해 당사자의 진짜 속내를 담아야겠다는 생각에, 현재 자해를 하는 혹은 과거에 자해를 했으나 최근 중단한 당사자 열 명을 인터뷰한 내용도 책에 실었다. 학교에서 상담교사로 일하는 선생님과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이 책이 그저 자해를 이해해달라며 감정에 호소하거나 관찰자 입장에서 자해 당사자를 타자화하지 않지 않고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어둡고 위험한 주제를 선택한 것도 모자라 별로 내키지 않고 누군가는 궁금해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이야기를 굳이 꺼내놓는 게 무슨 의미일까. 저자는 책을 계속 써야 할지 망설이고 포기할까도 여러 번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상담해주는 상담 선생님의 한마디에 용기를 낸다. “이 책이 의미 있을 단 한 사람을 위해 계속 써보라”는 말. 머리말에 “욕심이 많아서 단 한 사람을 고르지는 못했”다고 썼으나 책을 끝까지 읽은 독자는 이 책이 과거의 자신에게(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자해 당사자 모두에게) 보내는 은밀한 러브레터이자, 한편으로는 ‘살 만한 삶’이란 무엇일지를 다 함께 생각해보자는 조심스러운 제안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