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내 인생, 망해도 멋있게
관계에 지치고, 사랑에 상처받고, 나 자신이 싫어진다면……
취업, 관계, 사랑, 나에 대한 가장 현실적이면서 따뜻한 답변
어른의 삶으로 넘어가는 관문인 20대에는 이전까지는 몰랐던 현실적인 고민들과 만나게 된다. 이현석 작가 역시 20대를 보내면서 진로와 인간관계를 비롯한 크고 작은 문제들과 끊임없이 마주했다. 그는 자신 앞에 놓인 인생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가리지 않고 하다 보니 어느덧 알바생, 직장인, 자영업자, 프리랜서, 유튜버 등 온갖 일을 경험한 사회생활 만렙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깨달은 인생의 소소한 진리를 가벼운 말투로 책에 풀어냈다.
이 책은 총 네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취업, 인간관계, 사랑, 자아 정체성, 총 네 가지 키워드를 주제로, 뜬구름 잡는 듯한 모호한 조언이 아니라 구체적인 상황에서 지금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직설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최대한 다양한 사회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면서, 현실에 발을 딛고 자신만의 데이터를 만들어야 진짜 원하는 직업과 삶의 방향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사회생활의 A부터 Z까지 담아내면서도 기존의 자기계발서와는 달리 현실에 발을 딯고 마치 수다를 떨 듯 톡톡 튀는 표현으로 묘사한 부분이 흥미롭다. 이 파트는 막막한 하루 앞에서 헤매는 이들에게, ‘일단 해보자’는 용기 있는 출발점을 제시한다.
두 번째 파트는 인간관계에 대한 솔직한 통찰을 담고 있다. 친구가 세상의 전부였던 10대, 새로운 인간관계가 등장하면서 학창 시절의 친구들과 멀어지는 20대를 지나다 보면 세상의 모든 관계는 영원하지 않다는 진리를 깨닫게 된다. 중요한 건 나를 지켜주는 사람을 구분하고, 나를 무너뜨리는 관계에서는 용기 있게 빠져나오는 선택이다. 저자는 이상을 말하기보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위한 ‘현실적인 거리두기’를 이야기한다.
사랑을 이야기하는 세 번째 파트에서는 20대의 치열한 사랑 끝에 실패가 찾아오더라도 그것은 부끄럽지 아니며 구질구질한 감정을 느끼고 후회도 해봐야 마침내 진정한 사랑을 맞을 준비가 된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마지막 파트에서는 인생의 방향키는 결국 ‘내가 쥐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큰 목표를 설정하고 불안해하기보다 매일 작은 목표를 하나씩 이뤄가며 스스로를 믿는 힘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지금 불안한 너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유난히 힘들고 지친 어느 날 위로가 될,
동생 같은 찰떠기들에게 보내는 이현석의 손 편지
저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들을 ‘찰떠기’라고 부른다. 귀여운 호칭만큼이나, 그들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도 다정하다. 저자는 책에서 아직 세상에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예비 어른들이 너무 빨리 지치지 않고 늘 ‘뇌 없이 맑음’ 상태를 유지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 말은 철없이 제멋대로 살라는 무심한 농담처럼 들리지만, 그 안에는 세상이 만들어놓은 잣대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귀 기울이면서, 나라는 존재를 긍정하며 살아가길 바라는 진심이 담겨 있다. 다른 사람에게는 ‘생각 없는 애’처럼 보일지 몰라도, 누구보다 진지하게 안생에 대해 고민하며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저자가 자신과 비슷한 이들을 바라보는 애정이 시선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어차피 내 인생, 망해도 멋있게』는 한마디로 어느 책보다도 솔직하다. 가식이 없고 지설적이며 명쾌하다. 인생의 모든 문제에 완벽한 해답을 주진 못하지만, 우연히 마주한 문장에서 위로를 얻고, 오늘을 다시 살아볼 용기를 건넨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특별한 사건 없이 무탈하게 하루를 마무리한 어느 날, 저자가 말한 행복이 바로 이런 것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작고 가벼운 책이지만, 때로는 단 한 문장이 마음을 파고들어 다시 일어날 힘을 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