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너의 변명은 최고의 예술

너의 변명은 최고의 예술

저자
사이하테 타히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출판일
2022-04-01
등록일
2022-11-24
파일포맷
COMIC
파일크기
963 Bytes
공급사
우리전자책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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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사이하테 타히는 조금 다르다.


외톨이가 되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우주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가졌다.


그녀는 뭘까? 미래에서 왔나?”-만화가 하기오 모토





일본 밀레니얼을 대표하는 시인


사이하테 타히 첫 에세이





메신저에 혼잣말을 하면 자동으로 시구가 되돌아온다. 세로로 나란히 놓은 시구들을 이어 사다리 게임을 한다. 디지?? 시계의 시, 분, 초 자리에 숫자 대신 시가 흘러간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시집 『밤하늘은 언제나 가장 짙은 블루』를 비롯해 시가 갈 수 있는 모든 곳을 종횡무진하며 시의 경계를 허물고 독자와 함께 시를 만들어가는 사이하테 타히는 일본 현대시를 대표하는 시인이다. 시집으로만 10만 부 이상 판매고를 올리고 와세다대학 입시 문제에 에세이가 출제되며 가장 주목받는 시인으로 자리잡았다.


시집으로 이미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타히의 에세이 『너의 변명은 최고의 예술』과 『콤플렉스 프리즘』이 동시에 출간되었다. 타히의 시를 닮은 삐딱하고 거침없는 문장들은 일본에서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똑바로 통과해 공감을 이끌어내며 타히를 일본 밀레니얼의 아이콘으로 만들어주었다.


관계라는 수면 위에서 흔들리지 않고 사는 법을 담은 첫 번째 에세이 『너의 변명은 최고의 예술』은 타히가 그동안 시와 함께 블로그에 공개한 글을 묶은 에세이집이다. 콤플렉스를 직시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자는 보드라운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콤플렉스 프리즘』에서는 출판사 다이와쇼보 홈페이지에서 인기리에 연재한 에세이 27편과 카툰을 함께 엮었다.


타히는 누구나 품고 있지만 미처 말이 되지 못한 감정을 감각적이고 살아 있는 언어로 건져 올린다. 시니컬하게 허무주의를 논하다가도 저돌적으로 세상에 부딪힌다. 애써 멋을 내지 않고 솔직함으로 무장하여 불친절하고 오만한 세계에서 살아가는 밀레니얼의 마음을 거울처럼 비추며 휘청이는 청춘을 위로한다.





“당신이 쓰는 일인칭으로 동시대를 살고 있습니다”-영화감독 야마토 유키





읽는 이를 향해 똑바로 나아가는 조각난 언어들





나는 시인이다. 소설이나 신문의 언어가 이야기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쓰이는 데 비해, 시에는 그런 목적이 없다. 그리고 그러하기에 나는 언어에서 버려진 것들을 시의 언어로 건져 올릴 수 있다고 믿는다. 시의 언어는 이해를 강요하지 않는다. 사람에 따라서는 의미를 전혀 알 수 없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렇기에 그 사람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언어가 늘어간다._「잘 모르는 정도가 딱 좋다」 108쪽





시인은 어떤 생각으로 시를 쓸까? 특히 일본 젊은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그런 새롭고 저돌적인 시인의 머릿속 지도는 어떻게 생겼을까? 타히의 시는 읽기 쉬운 듯하면서도 때로 난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독자들에게 이 책은 타히의 시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쉽게 뜻을 전할 수 있는 말을 고르기 마련이지만 타히는 ‘공유되기 위한 언어’를 넘어 서툴더라도 자신만이 쓸 수 있는 언어를 쓴다. 그것은 장르를 깨부수고 매체를 넘나들며 ‘사이하테 타히’라는 하나의 장르이자 현상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타히는 그마저 거부하며 해체하려 든다. “‘사이하테 타히의 언어’라고 했을 때 분명히 떠오르는 특징이 없길 바란다”고 말한다.


하지만 독자에게 가닿지 않는 말은 공중에 흩어질 뿐이다. “내가 쓴 언어가 나를 빠져나가,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던 그들의 고민에 도달하는 감각”, 자신의 글이 온전히 읽는 이의 것이 될 때 타히는 기쁨을 느낀다. ‘사이하테 타히’라는 인물을 매개로 독자가 아직 언어화하지 못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스스로 콘텐츠가 된다. 얼굴도 본명도 드러내지 않는다. 그리하여 독자와 타히 사이에는 오로지 언어만이 존재한다. “읽는 사람을 향해 글을 쓰는 일”을 통해 타히는 한 세대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우뚝 선다.





“친구가 별로 없는 타히와 친구가 별로 없는 나는


분명 친구가 될 수 있으리라. 만나지 않은 채로.”-번역가 기시모토 사치코





우리는 우리가 될 수 없고 아마도 영원한 타인





상냥해지고 싶은데, 그게 어렵다. 나는 그저, 차갑게 있고 싶다. 가볍게 있고 싶다. 거기에 정당한이유는 없고 타인을 설득할 길도 없지만, 그것이 나의 욕망이다. 타인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두 사람의 내면을 다 끄집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를 그저 스쳐 지나가고 싶다. (…) 타인의 인생에서 배경이 되는 정도가 딱 좋다. _「외로워지고 싶다」 52쪽





다정에도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에 많은 밀레니얼 세대가 공감한 것처럼 타히도 가벼운 관계를 욕망한다. 대화는 귀찮고 사람과 연결되는 것은 어렵다. 세상은 불친절하고 친구 따위 필요 없다. 거칠고 냉소적으로 읽힐 수 있지만 그런 마음 너머에는 사실 다정함이 자리하고 있다.


친구들과 웃고 떠들기 위해 TV 속 연예인을 욕하고 싶지 않고(「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짜낸 악의에 대하여」) 주변 사람의 인생을 이야깃거리로 소비하지 않기 위해 거리를 둔다(「인간은 모두 조금씩 픽션」).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속사정은 궁금하지 않고(「우타다 히카루에 대하여」) 다만 같은 것을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면 조용히 기쁜 마음을 달랠 뿐이다(「감정의 오락성」).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일지라도 타인을 나와 동등한 존재로 대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므로 타히는너무 다가가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평범하게 상냥하진 않지만, 자기만의 방식으로 배려하고 애쓰는 타히의 “서투름을 매력적이라고, 혹은 귀엽다고 생각한다면 이대로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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