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는 VS 성공하는 기업
20여 년 전 컨설팅 회사에 근무할 때 신사업 기획을 담당하면서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개방형 혁신을 처음 접했던 것 같다. UC 버클리의 헨리 체스브로 교수의 논문과 책을 읽으면서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개념을 정리할 수 있었지만, 실제적으로 어떻게 기업에 적용해서 성과를 도출할지에 대해서는 조금 막연했던 것 같다. 그러한 답답함 때문에 직접 오픈 이노베이션을 경험하고자 현장에 뛰어들었던 것이다. 필자는 지난 10년 넘게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육성하면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배울 수 있었고, 대기업, 중견 및 중소기업을 만나 오픈 이노베이션을 자문하면서 이론과 실제의 Gap을 줄일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든 기업의 숙명은 지속 성장과 생존일 것이다. 2023년보다 2024년 매출 목표를 낮게 책정하는 기업은 아마 없을 것이다. 작년보다는 올해가,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성장하고 더 내실 있는 기업으로 더 변화하는 것이 세상의 모든 CEO에게는 풀어야 할 당면 과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사업기획팀 또는 내부의 전략기획팀을 두고 미래의 성장 동력과 먹거리를 끊임없이 찾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기획을 제안하고 결론짓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다.
그러나 각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 아이디어와 히트 상품이 어찌 그리 쉽게 나오겠는가? 수없이 많은 도전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장의 그래프를 그려가는 것이 기업들이 마주해야 할 현실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러한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덜어 주고자 집필하게 되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이론과 사례 그리고 추진 방법론까지 정리되어 있는 책이 없어서 저자들이 모여 함께 책을 쓰게 되었다. 이 책에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발상지인 실리콘밸리를 포함한 다양한 해외 경험과 국내 우수 오픈 이노베이션 사례를 직접 겪은 저자들의 경험을 한데 모았다. 이 책은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정부 지자체와 공공기관, 대학과 연구소, 스타트업 간의 협업을 위한 방법론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실전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사례들과 노하우를 공유하도록 구성하였다. 또한, 신사업을 기획할 때 어떤 방향성을 갖고 진행해야 하는지, 어떤 프로세스로 추진해야 하는지 방법론을 담아내어 기업의 실제적 업무 혁신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즉 국내 상황에 맞게 맞춤화된 오픈 이노베이션의 포괄적인 가이드를 담은 책이라고 이해하면 좋겠다. 최신 연구와 실용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의 이론과 실천을 심층적으로 다루며, 다음과 같은 목적으로 그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는 지식과 도구를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ㆍ 대기업/중견기업: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고, 진화하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활용하기를 바란다.
ㆍ 중소기업: 전략적 파트너십과 협력을 통해 리소스와 전문 지식을 확보하여 대규모 플레이어와 효과적으로 경쟁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고민의 폭과 깊이를 더하는데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ㆍ 정부 및 지방정부: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여 복잡한 사회 문제 해결과 지역 경제 발전을 촉진하는 데 지침서가 되기를 바란다.
ㆍ 공공기관: 혁신 프로세스에서 시민과 이해관계자와 협력하여 서비스 제공과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고민과 노력들이 이 책을 참고해서 의미 있는 결과물로 나오기를 바란다.
ㆍ 스타트업: 기존 조직의 지원과 리소스를 활용하여 혁신적인 솔루션을 개발하고 성장을 가속화하는데 대기업, 중견 및 지자체, 공공 기관과 어떻게 협력하고 어떤 이득을 취할 수 있을지 전략적으로 고민하고 이해하는데 활용 지침서가 되면 좋겠다.
오늘날 급변하고 복잡해지는 세계에서 기업, 정부, 공공기관, 스타트업 등은 지속 가능한 성장과 생존을 달성하기 위해 기존의 혁신 모델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다. 기술 발전의 가속화, 세계화, 새로운 사회경제적 도전들은 혁신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필요로 한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폐쇄적이고 내부에 국한된 기존 조직의 전통적인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지식, 기술, 자원을 활용하는 보다 포용적이고 열린 형태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한다. 스타트업, 대학, 연구기관, 고객, 심지어 일반 대중을 포함한 외부 파트너에게 혁신 프로세스를 개방함으로써 기업과 기관은 미개척의 잠재력을 활용하고 혁신의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시는 모든 분에게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성장의 토대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2024년 04월, 이주열, 송종화, 최성안 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