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간호사입니다만
이제는 간호사라고 말하기 애매한, 20대의 1년짜리 임상 경력만 가진 장롱면허자. 그 뒤론 한 번도 병원에서 일해본 적 없는 사람. 미국 간호사도 아니요, 알만한 대기업, 국제기구, 공공기관에 소속되어 있지도 않은 사람. 하지만 왜인지 조각 경력의 끝에서 행복하다고 하는 사람.
누가 봐도 허접한 스펙으로 자신만의 미래를 그릴 수 있다는 선례를 보이고 싶어 쓰기 시작했다. 간호사를 그만두고 해외 봉사를 하러 갔을 때 어땠는지, 거긴 어떻게 갔는지, 가면 뭐가 있는지, 그 뒤에 삶은 원하는 대로 굴러갔는지 말하고 싶어 시작한 글이었다. 임상을 떠나서 전전한 시간이 어떤 의미였고, 별거 없는 지금의 삶이 왜 행복한지, 말할 수 있는 책이 1권쯤은 나와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하나의 책으로 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