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新한옥 살림집 - BIM : Revit Architecture_한식목구조
한옥이라고 하면 오래된 고궁이나 사찰, 또는 고택(古宅)을 연상할 수 있습니다. 최근 한옥에 대한 관심은 소위 ‘신한옥’이라고 하는 살림집일 것입니다. 사실 한옥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은 IT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단어가 탄생하듯이, 19세기 말 양옥이라는 근대 건축물이 도입되면서 상대적으로 남아 있는 기와집과 초가집을 가리키는 말로 출발하였습니다.
건축법에서 본 한옥은 1962년 [건축법]이 제정된 이래 2008년 「건축법 시행령」에 한옥은 “기둥 및 보가 목구조 방식이고 한식 지붕틀로 된 구조로서 한식 기와, 볏짚, 목재, 흙 등 자연 재료로 마감된 우리나라 전통 양식이 반영된 건축물 및 그 부속 건축물”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현대의 새로 짓는 한옥은 문화재처럼 과거를 재현하기 위한 한옥이 아닌 현대인이 주거할 수 있도록 현대적인 재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현대적인 재료와 공법을 허용하지는 않습니다. 최근 2015년 6월에 시행된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 국토교통부]에서 “한옥이란 주요 구조가 기둥 보 및 한식 지붕틀로 된 목구조로서 우리나라 전통 양식이 반영된 건축물 및 그 부속 건축물을 말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에 근거하여 2015년 12월에 [한옥 건축 기준]이 제정 고시됨으로써 한옥을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각 자치단체에서는 이러한 상위법을 근거로 한옥 지원 조례를 제정하여 한옥을 통한 체류형 관광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옥의 건축 및 수선 등의 비용을 지원 받으려면 조례에서 정한 조건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과거에 선배 목수들은 설계자이자 시공자였습니다. 지금은 설계 사무소에서 설계하고 목수는 2D 도면을 보고 시공합니다. 그러나 한옥을 체득한 경험이 없는 설계 사무소의 2D 도면은 목구조 원리 등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서 현장 목수들만의 시공 도면인 도행판으로 다시 만들어져 시공됩니다. 풍부한 경험이 있는 설계 사무소의 도면이라고 할지라도 도면에 표시되지 않은, 지붕처마선의 모양을 결정짓는 추녀의 곡을 결정하는 등, 시공의 경우 설계자와 시공자 간에는 암묵적인 타협이 이루어집니다. 복잡한 한식 목구조를 2D 도면으로만 표현하기에는 설계자와 시공자 간 소통의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 한옥 기술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들이 생기면서 한옥 기술이 많이 보급되었다고는 하지만 오랫동안 도제식(徒弟式)으로 전승되어 온 기술을 익히는 데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은 매개변수 기반의 3D 모델링 개념으로서 건축주, 설계자, 시공자 간 시각적 협업 도구입니다. 이 책에서는 BIM 도구인 Revit Architecture를 이용해서 한식 목구조의 부재 치목과 시공 과정을 간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실습을 위해 선택한 한옥 모델은 2016년 경상북도에서 개발·보급 중인 ‘경북형 한옥’으로 하였습니다.
한옥 설계는 비단 목구조 설계에만 국한되어 결정될 성격이 아니고 전반적으로 주변 환경과 조화가 이루어져야 함은 필수적인 요소일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다른 요소들을 배제하고 오로지 목수의 시각에서 본 ‘대목작 제도’임을 밝힙니다.
미천한 경험이지만 필자의 연장통 속에 있는 디지털 도구를 함께 공유하고자 많은 선후배 동료들의 질타를 감내하고 감히 책을 내어 공유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