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장승
1989년 어느 날이었다. 대학 사진 과를 졸업 후 매너리즘에 빠진 나를 건져 내기 위해 찾아낸 테마가 장승이다. 뭐 대단한 생각과 계획을 가지고 시작한 일은 절대 아니다. 사진의 테마로 즐겨 찾던 풍경을 찾고자 했던 게 주목적이었고 장승은 카메라를 들고 나갈 수 있는 동기 부여 정도였다. 그런데 하다 보니 욕심이 생겼다. 매주 찾아 다니다 보니 화가 나기도 했다.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재미있기도 했다. 이런저런 이유가 복합되어서 결국 10여년을 쫓아다니게 되었다. 서구문화의 유입과 경제개발로 한국 민속문화의 상징 가운데 하나인 장승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이 작업을 시작 하였고 장승 촬영을 하면서 듣고 보고 느꼈던 이야기들을 사진과 함께 정리한 내용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