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일생
호색한인 아버지와 기생 출신의 어머니를 둔 이금봉은 미모와 재주를 갖추었지만 불행한 유년 시절을 보낸다. 물욕과 색욕밖에 모르는 아버지는 첩을 두기 위해 아내를 내쫓고, 금봉의 어머니는 우물에 빠져 자살하고 만다. 어머니의 죽음, 아버지의 첩살림 등으로 불우하게 자란 금봉은 아버지가 정해 준 혼처를 뿌리치고 일본 유학길에 오른다. 금봉의 미모를 탐하던 학교 선생 손명규가 금봉에게 학비를 대주겠다며 동경 유학을 권한 것이다.
동경에서 금봉은 처음 접하는 교회 학교의 엄숙하고 종교적인 분위기에 마음을 빼앗긴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청년 운동가 임학재를 만나 종교적 동정과도 같은 사랑에 빠진다. 인생의 향락을 단념하고 조선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학재의 뜻에 따라 금봉은 자신도 조선을 위해 일생을 바칠 것을 다짐한다. 그러나 학재가 비밀결사 활동으로 체포되어 감옥에 가자 금봉은 자신에게 구애를 펼치는 심상태에게 마음이 흔들린다.